홍준표, 출당 강행 땐 '보수 민심' 등 돌릴 수도

입력 2017-09-28 00:05:02

정치적 기로 선 洪 대표

지역 정가 한쪽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혁신위원회의 권고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경환 국회의원에 대한 출당 문제를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스스로 흔들리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하나둘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홍 대표에 대한 반발감을 표시하기도 한 상황에서 지역 정서를 고려치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를 할 경우 되레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이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홍 대표의 지도력 훼손은 물론 TK를 정치적 종착지로 삼겠다는 그의 계산 역시 지역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불시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혁신위 권고가 나온 뒤 '전술핵 배치 대구경북 국민보고대회' 참석차 대구를 방문한 홍 대표에게 집회에 참가한 일부 당원은 '배신자 홍준표' '패륜정치' 등의 피켓을 들고 나와 항의했다. 이날 최 의원을 비롯해 한국당 소속 TK 의원 중 친박계는 대부분 불참했다.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의 출당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책임론에 휩싸이며 숨죽였던 TK이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TK를 '적폐세력'으로 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의 지지를 보내는 한국당 대표마저 같은 시선으로 TK를 바라본다면 그에 대한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홍 대표도 혁신위 권고에 대한 집행을 10월 중순으로 미루면서 이와 관련한 추석 민심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TK 의원들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에 대한 지역 여론과 민심을 훑고서 이에 대해 목소리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의원은 "많은 지역민들은 당이 혁신해 보수 재건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으나, 박 전 대통령 거취 문제를 놓고 홍 대표의 오락가락하는 발언과 행보에 대해서는 불만이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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