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경북도당과 경상북도가 25일 당정협의회를 가졌으나, 현안 해결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성토하는 데 진력했다고 하니 기가 찬다.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을 두고 뭐라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것은 '게으른 자의 변명'인 것 같아 보기 흉하다.
이날 당정협의회는 정부의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과 관련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는데, 일부 의원들이 엉뚱하게 정치 공세에만 열중해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들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를 실컷 비판하고 욕하면 만사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듯했다.
한 의원은 "복지'교육 예산을 늘리는 현 정부의 포퓰리즘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앙 정부'라고 한다"며 발언 시간 대부분을 대통령 비판에 쏟아부었다. 또 다른 의원은 "현 정부의 과잉 복지로 지방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오히려 경북도를 나무라는 모습이었다.
일부 의원은 '경북도가 여당 지도부, 예결위원장 등을 만나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하거나 '경북도가 지역 언론에 협조를 요청하라'는 둥 하나 마나 한 얘기를 하거나, 오히려 경북도에 요구만 해대는 발언을 했다. 국회의원 자신이 책임지고 무엇을 하겠다거나 정확한 해법을 제시하는 이는 드물었다. 이날 참석한 경북도 관계자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고 하니 의원들의 자세가 얼마나 황당하고 무책임했는지 알 수 있다.
의원들이 대통령 성토에 열을 낸 것은 얼핏 한국당의 분위기 때문인 것 같지만, 그 저변에는 '준비 부족' '자신감 결핍'이란 고질적인 병폐가 숨어 있다. 삭감된 예산을 살리는 것은 쉽지 않고, 그렇다고 자신이 나서 열심히 뛸 생각도 없기에 그저 남 탓하고 책임만 전가하면 그만이라는 얕은 생각 때문이다. 지역 의원 특유의 '웰빙 심리' 탓도 있다. 이렇다면 경북 의원 13명 모두 한국당 소속이어서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의원들이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경북도민은 물론이고 한국당도 불쌍해진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