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부부싸움 중 바다 뛰어든 40대女

입력 2017-09-25 00:05:04

지나던 시민 도움으로 구조

술에 취한 채 바닷가를 산책 하던 중 부부싸움을 하다 화를 참지 못하고 바다에 뛰어들었던 40대 여성이 시민에게 구조됐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0시 44분쯤 포항 북구 동빈동 포항구항 동빈부두 한 커피숍 인근 바다에 A(48) 씨가 뛰어들자 남편이 119에 신고하고 뒤따라 뛰어들었다가 함께 빠졌다. 남편은 가까스로 부두에 설치된 선박 충돌방지용 타이어를 붙잡고 아내 A씨를 구조하려 안간힘을 썼으나, 물살에 떠내려가는 아내의 손을 잡지 못했다.

3분가량 시간이 흘렀을 때 정관우(45'남구 해도동) 씨가 친구와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우연히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A씨를 발견했다. 급히 차를 세운 정 씨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다로 뛰어들어 5m를 수영해 물 아래로 자꾸만 가라앉는 A씨의 목과 얼굴을 들어 올렸다. 정 씨는 A씨를 뭍으로 올리려고 온 힘을 다해 헤엄을 쳤지만 구조 수영은 쉽지 않았다. 젖 먹던 힘까지 내고 있던 찰나 신고를 전달받은 포항해경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상황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정 씨와 구조대원은 A씨를 육지로 끌어올렸고, 이후 도착한 소방대원과 힘을 합쳐 타이어를 붙잡고 있던 A씨의 남편도 안전하게 구조했다. 이들은 다행히 이번 일로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동의 원인은 부부싸움이었다. A씨 부부는 술을 마시고 바닷가를 산책하던 중 갑자기 부부싸움을 했다. 분을 참지 못한 A씨가 바다에 몸을 던지자, 남편은 119에 신고를 하고 나서 바다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남편은 수영을 하지 못해 타이어를 붙잡은 채 아내의 이름만 애타게 불렀다. 정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주목받는 것이 부끄럽다"고 포항해경을 통해 전했다. 포항해경은 정 씨에 대해 익수자를 구조한 공로로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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