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실상의 단편, 슬프도록 화려하게 표현
제17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2016년 수상) 홍순명(58'서울 출생'사진) 작가의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전이 26일 (화)부터 대구미술관 2, 3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이인성 미술상'은 한국근대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대구 출신 천재화가 이인성(1912~1950)의 작품세계와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고 동시대 미술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99년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지난해 이인성 미술상을 수상한 홍순명은 확장된 개념의 회화작업을 아우르며 설치, 판화, 입체, 미디어 아트, 조각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오랫동안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이드 스케이프'
(Side Scape), '메모리 스케이프'
(Memory Scape), '사소한 기념비'
(Ordinary Monument), '장밋빛 인생' 등 4가지 주제로 최근 10년간의 주요 연작 100점을 소개한다.
'사이드 스케이프'는 오랜 기간 집중해 온 연작이다. 홍 작가는 온'오프라인에서 수집한 언론보도 사진을 재편집한 후 뉴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배제한 주변 풍경을 담아낸다. 이를 통해 사건의 진실은 일반적으로 주목하는 대상이 아닌 다른 곳에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사이드 스케이프'가 보도사진에서 발췌한 이미지를 사용한 작품이라면 '메모리 스케이프'는 각종 사고현장에서 수집한 오브제에 보도사진에서 추출한 이미지가 담긴 캔버스를 덧입혀 만든 조각과 회화가 결합한 작품이다. 이때 사용한 오브제는 사건 현장의 목격자이자 현장의 기억을 담은 기념물로 내부 오브제가 부식되어도 형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캔버스 천을 겹겹이 쌓아 붙여 만든다.
'사소한 기념비' 시리즈는 세월호 사건 현장인 팽목항에서 수집한 사물들을 투명 랩으로 감은 오브제로 공기방울로 올라오는 희생자들의 마지막 호흡과 투명하게 응집된 분노, 추모의 감정을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서 홍 작가는 304점(35㎝×40㎝)이 모여 하나의 대형작품(280㎝×1,520㎝)을 이루는 '세월호 시리즈-건져진 세월호 외'를 소개한다. 25일(월) 오후 5시 관람객들과 함께 이 작품을 설치하는 개막식 퍼포먼스를 진행해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한다.
'장밋빛 인생' 시리즈는 사건 주변부뿐만 아니라 이면을 구성하는 광범위한 허위구조를 탐구하는 작업이다. 유대인 수백만 명을 학살 수용소로 이송시킨 '아돌프 아이히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에 종사했던 영국의 대표적인 제국주의자 '세실 로즈' '4대강' 등 어두운 실상의 단편들을 장밋빛으로 슬프도록 화려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김나현 큐레이터는 "동시대 사건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홍 작가의 작품을 통해 회화가 지닌 잠재성과 가치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1월 4일(토) 오후 3시에는 홍 작가의 예술세계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가 마련된다. 2018년 1월 7일(일)까지. 053)803-7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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