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원 넘는 아이돌 차량 산 서구의회

입력 2017-09-21 00:05:01

대구 서구의회가 평소 활용도가 낮은 구의원 의정활동 지원용 차량 구입에 수천만원을 써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구의회는 지난 7일 기존에 쓰던 12인승 승합차가 운행연한(15년)을 넘겼다는 이유로 15인승 고급 승합차를 새로 구입했다. 일부 유명 아이돌 그룹의 이동용 차량으로도 쓰이는 이 차량의 가격은 6천만원을 훌쩍 넘는다. 해당 차량은 지난 2월 수성구의회에서도 구입, '호화 차량' 논란이 인 바 있다.

문제는 고가의 차량을 구매하고도 의원들이 연수나 출장에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구의회가 최근 교체한 승합차는 올 1월부터 8월까지 의정활동 명목 배차 신청이 총 25건에 불과해 월평균 3회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2002년 구매한 해당 승합차는 교체 전까지 약 16년간 8만㎞밖에 운행하지 않았다. 기존 차량은 조만간 공개 매각할 예정이다.

이처럼 차량 활용도가 낮은 이유는 구의원들이 개별 이동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장거리를 이동할 때 의회 승합차를 이용하면 1인당 식대 7천원만 지급되지만 개별 이동에는 KTX 이용요금에 준하는 여비가 지급된다. 한 구의원은 "이전에 있던 차량도 장거리 이동에는 많이 쓰지 않았다. 활용도에 의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구청은 이와 관련, 운행연한을 넘긴 데다 탑승 가능인원이 적어 차량 교체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기존 차량은 12명의 구의원이 한꺼번에 타기에는 부족해 다른 차량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필요하다면 구청 업무용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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