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 "경북도지사, 최경환 나오면 안 나갈 것"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국회의원에게 '자진 탈당 권유' 권고 조치를 내리면서 인적 청산의 칼을 빼 들었지만, 경북 국회의원 사이에서 최경환 의원의 입지는 굳건한 모양새다.

최근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사석에서 김광림 정책위의장에게 경상북도지사 출마 의사를 묻자, 김 의장이 "최경환 의원이 출마하면 나는 나서지 않겠다"며 최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한 것.

16일 복수의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당 혁신위 3차 혁신안 발표가 있기 며칠 전 한국당 최고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홍 대표는 "당내에서 이철우 최고위원 외에는 경북도지사 출마를 생각하는 분이 없지 않으냐"고 말한 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출마할 생각이 없으시냐"고 물었다.

이날 한 참석자는 "김 의장은 홍 대표의 물음에 '최경환 의원이 출마한다는 설이 있는데, 최 의원이 출마하면 포기할 뜻이 있다. 행정고시 선후배끼리 자리다툼을 하는 모양새가 후배 공직자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정계에 발을 들여놓을 때까지 경제 부처에서 근무했다. 최경환 의원은 행정고시 22회로 김 의장 후배이다.

김 의장 측은 "최 의원과는 전부터 정책과 관련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좋은 관계다"며 "후배와 서로 물어뜯고 피 흘리는 모습은 도의에 맞지 않다는 생각에서 한 대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은 "김 의장 측에서 양보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소식은 들었다. 몇 해 전부터 경북의 원로 오피니언 리더 사이에서 '최경환 등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경북도지사를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출마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홍 대표가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자에 대한 언급을 한 일을 두고 "공천의 열쇠를 쥔 당 대표가 특정인에게 출마 희망 여부를 묻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출마를 원하는 이들끼리 경쟁해 지역 발전에 적합한 후보가 나설 수 있도록 지나친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