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친구이자 라이벌 김승관 롯데 자이언츠 타격코치
"좋은 친구이자 대단한 선수죠. 뛰는 모습을 더 볼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1990년대 초반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야구계는 동갑내기 초고교급 선수 2명의 등장으로 들떴다. 이른바 '우승관 좌승엽'이라 불리는 선수들이었다. '우승관'은 대구상고의 우타 거포 김승관, '좌승엽'은 경북고의 좌타자 이승엽을 이른 말. 김승관은 프로에서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타격코치로 안착했고, 이승엽은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섰다.
지역에서 야구를 하며 자란 둘은 일찌감치 마주쳤다. 공교롭게도 초교 시절부터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같은 학교에 다닌 적은 없으나 야구장에선 자주 만났다. 특히 김 코치에겐 이승엽이 좋은 자극제였다. "초교 때 제가 야구를 늦게 시작했는데 승엽이는 이미 잘한다는 소문이 났던 친구였어요. 마음속 혼자만의 라이벌로 삼고 열심히 뛰고, 던지고, 달렸죠."
둘 다 학창시절 투타를 겸업했다. 마운드에 서지 않을 때는 주로 1루 수비를 보는 점도 같았다. 1루 수비를 하다 보면 상대 타자들과 1루에서 만날 일이 많기 마련. 둘은 누상에서 이야기를 나누곤 하다 자연스레 친해졌다. 같은 고교에 진학하자는 말을 나눈 적도 있지만 둘의 의지만으로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학교나 부모님 등 고려해야 할 벽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프로에서 한솥밥을 먹게 돼 정말 기뻤어요. 훈련이 없을 때면 자주 붙어다녔죠. 영화도 보고,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서로의 집을 오가며 자기도 했고요. 저희 부모님이나 승엽이 부모님 모두 저나 승엽이를 아들처럼 반겨주셨어요."
김 코치는 기대만큼 프로에서 활약하진 못했다. 2004년부터는 롯데에서 뛰다가 2007년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 현재 롯데 타선을 지도 중인데 거포를 키우는 데 장점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가 그랬던 것처럼 30여 년 전 그라운드에서 만난 친구가 이제 선수 생활을 접는다. 그는 오랜 벗이자 라이벌이 즐겁게 제2의 인생을 살기를 바랐다.
"여태까지 자기 시간을 제대로 가져보지 못했을 겁니다. 은퇴 후엔 좀 더 여유 갖고 쉴 수 있는 시간 가졌으면 좋겠어요. 무엇이든 잘할 수 있는 친구니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승엽이 아버님께도 마음 놓으시라는 말을 전해 드리고 싶네요. 늘 좋은 선택을 했던 친구니까 믿으셔도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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