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협력 구해올테니 김명수 후보 대승적 인준을"

입력 2017-09-18 00:05:03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18일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과 국회에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촉즉발의 위기에 빠진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대통령 자신은 다자 무대인 유엔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돌아오겠으니, 사법부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 국회가 대승적 관점에서 협조해달라고 직접적 당부에 나선 것이다.

출국을 하루 앞둔 17일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고위 공직자 국회 인준과 관련해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직접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 총회 출국 하루 전날인 17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유엔 총회장으로 향하는 제 발걸음도 한없이 무겁다"고 운을 뗀 뒤 "그렇지만 국제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이익을 지키고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하겠다. 국제 사회가 우리와 함께 평화적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장으로 떠나는 마음이 편치 않은 듯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조속한 국회 인준을 간곡히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사법부 새 수장 선임은 각 정당의 이해관계로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 요체인 입법'사법'행정 3권 분립의 관점에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현 대법원장 임기가 24일 끝난다. 그전에 새로운 대법원장 선임 절차가 끝나지 않으면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라며 "3권 분립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사법부 수장을 상대로 하는 인준 절차에 예의와 품위가 지켜지는 것도 중요하다. 인준 권한을 가진 국회가 사정을 두루 살펴 사법부 수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입장문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와의 협치에 소홀하다는 야당의 비판을 수용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에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아 발걸음이 더 무겁다. 유엔 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각 당 대표를 모시겠다. 국가 안보와 현안 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언급, 향후 여당과의 협력은 물론 야당과의 적극적 협치를 위해 그동안의 행보를 수정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간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부족했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건 등 국회에서 진행되어야 할 여러 절차가 잘 진행되지 않은 데 대해 대통령도 책임감을 느끼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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