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인도 못 밝힌 안동호 상류 물고기 떼죽음

입력 2017-09-16 00:05:05

안동댐 상류지역에서 발생한 물고기와 새의 떼죽음으로 촉발된 논란이 숙지지 않고 있다. 환경부와 전문가 등이 공동조사반을 구성해 수질과 토양, 중금속 등 여러 항목에 걸쳐 원인 분석을 했지만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했다. 환경단체는 중금속 오염을, 전문가는 병원균이나 미생물 영향을 지목하고 있다. 원인을 찾지 못하면 대책 마련이 어렵다. 물고기 폐사가 되풀이될 우려가 크고 지역 사회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진다. 원인 규명이 꼭 필요하고 해소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7월 3일부터 한 달 동안 안동댐 상류지역에서 폐사한 물고기는 떡붕어 등 1만7천280여 마리에 이른다. 이에 앞서 4월 중순부터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가 20여 일간 안동댐 상류 일대에서 수거한 왜가리 폐사체도 150여 마리에 이른다.

물고기 폐사 당시 경북어업기술센터는 '잉어 봄 바이러스'가 의심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음성으로 최종 판정했다. 바이러스가 폐사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 등은 수질, 토양, 약'독물 등 23개 항목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지만 기준 이하거나 불검출이었다. 중금속 조사에서도 수은 납 카드뮴 등 모든 항목이 수산물 기준 이내였다. 이 또한 이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고기와 새의 떼죽음은 사실인데 이유를 찾지 못하니 환경단체 반발은 당연한 일이다. 환경단체는 중금속 오염이 원인이며 봉화 석포제련소 영향이 크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주민도 '석포제련소 주변에서 중금속에 오염된 물고기 폐사가 빈번하다'며 같은 입장이다. 환경부는 지난 4월 석포제련소 인근 주민건강영향조사와 토양오염실태조사 결과 수변과 혈액 속의 카드뮴, 납 농도가 국민 평균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권역본부 역시 안동호 일부 지역 퇴적물의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 검출과 오염'이 '나쁨'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청정지역인 안동호 상류에서 새와 물고기들이 떼죽음했다면 그 강을 터전으로 사는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록 직접적인 이유를 밝히진 못했지만 많은 기관의 조사 결과는 이 일대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근거로 대책이 나와야 한다. 중금속 외에 별다른 오염원이 있을 리 없는 강 상류에서 물고기와 이를 먹고사는 새가 떼죽음했다면 수치가 어떻건 그 이유는 자명하지 않은가.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