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자활 스스로 돕는 '거리의친구들'

입력 2017-09-16 00:05:05

대구서 협동조합 창립총회

노숙인들이 주체가 돼 다른 노숙인의 자립을 돕기 위한 사회적협동조합이 탄생했다. 대구시는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노숙인 자립 사회적협동조합을 적극 후원할 방침이다.

15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4동 행복복지센터에서 '거리의친구들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조합) 창립총회가 열렸다. 조합은 노숙인이 스스로 주인이 돼 자활을 원하는 노숙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 공급을 추진한다. 조합은 앞으로 협동농장, 공방, 체인형 세탁 서비스를 운영해 노숙인을 고용하는 동시에 임대주택 보증금 지원 사업, 노숙인 자존감 향상을 위한 교육, 문화생활 지원 등을 통해 노숙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사업 추진을 위한 계획도 준비했다. 동구 봉무동과 신평동에 3천305㎡ 규모 농지를 무상으로 임차해 협동농장을 조성했고, 추후 지역생협과 연계한 계약재배를 추진할 예정이다. 공방에서는 친환경 수제비누, 방향제, 목공기념품 등을 제작해 시장에 내놓는 동시에 공기업 및 공공기관 방문 기념품으로도 판매한다.

전문가들은 노숙인들의 자활을 위해서는 일자리 확보가 필수라는 점에서 이 조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동대구노숙인쉼터 김동옥 소장은 "노숙인들이 주로 월소득 80만원 상당의 공공근로에 나서고 있지만 연간 9개월 정도만 운영되기 때문에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조합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노숙인 쉼터의 지원을 통해 3년 전 자립에 성공한 김수두 조합 이사장 내정자는 "소규모 공방 등 노숙인 자활사업은 예전부터 계속 있었지만 판로 확보 등의 문제로 시장 진입이 힘든 경우가 많았다. 지역사회 주민들의 많은 호응과 응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조합이 전국적인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시 김상희 사회적경제과장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실패할 수 있는데 노숙인들이 스스로 자활의지를 가지고 하는 시도가 뜻깊다"며 "시가 가진 사회적기업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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