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면접 확산에 학원 악용…'울며 겨자 먹기' 비싼 강의 신청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을 상대로 일부 스피치학원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준생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일부 스피치학원이 수강료를 지나치게 비싸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학력 정보 등을 배제한 '블라인드 면접'이 공기업을 중심으로 확산, 면접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학원들이 악용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한 공기업에 면접을 본 정모(29) 씨는 한 스피치학원에서 해당 기업의 기출질문과 발성기법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수업료가 90분 수업에 20만원으로 적지 않았지만 1년 만에 찾아온 합격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정 씨는 강의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최근 블라인드 면접을 보는 곳이 늘면서 수업을 들으려는 사람들이 많아 원하는 시간에 예약하기도 쉽지 않았을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며 "가격이 부담됐지만 더 비싼 곳도 많다. 서울에서 유명한 강사가 내려와 동대구역 근처 카페에서 학생과 만나는 곳도 있는데 이곳은 30만원을 넘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취준생들은 취업에 대한 불안감에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강의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대학생 배모(28) 씨는 "워낙 취업이 어렵다 보니 최종 면접까지 가기도 쉽지 않다. 돈이 얼마가 들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학원 측은 수업이 일대일로 이뤄지는 만큼 수업료가 비싸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한 번에 여러 명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어서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또 면접을 앞둔 취준생들은 1개월 단위가 아닌 일회성으로 수업을 신청하거나 평가가 좋은 팀장급 강사에게 수업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가격이 다소 높아진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스피치학원의 강의는 수강료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입시학원의 경우 '교과교습학원'으로 분류돼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옥외가격표시제와 함께 수업료를 분당 단가로 나눈 상한선을 둬 규제를 받지만, '평생학습학원'으로 분류된 성인 대상 학원은 당장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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