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署 박두성·이재업 형사, 감식 결과 골절상 확인, 120대 車 당일 행적 추적 검거
상주 경찰이 단순변사로 신고된 60대 여성의 죽음을 6개월간 끈질기게 수사한 끝에 뺑소니 사망사고임을 밝혀냈다. 지난 3월 13일 오후 8시쯤 산골 마을인 상주시 중덕동 한 가정집 마당에서 주인 A(66)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아들(43)은 "어머니가 왜 마당에 쓰러져 있는지 아는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
뚜렷한 외상도 없었고, 현장 주변에 사고를 의심할 만한 흔적이나 정황도 전혀 없었다. 단순 변사로 끝나는 듯했던 이 사건은 뜻밖의 반전을 맞게 된다. 경찰 감식 결과, A씨의 대퇴부에서 골절상이 발견된 것이다. 강력계 형사들은 타살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내 고착 상태에 빠졌다. 그러던 중 교통범죄수사팀 박두성, 이재업 형사가 투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교통사고 조사 경험이 많은 이들 두 형사는 대퇴부 골절이 통상 차가 사람을 치어 지나갈 때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하지만 집 마당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수사팀은 일단 A씨가 도로변이나 마을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고, 누군가 A씨를 집 마당에 옮겨놓고 도주했다는 가설을 세우고 추가 검증에 들어갔다. 산골 마을이어서 집 주변에는 CCTV가 없었다. 수㎞ 떨어진 인근 마을까지 광범위한 CCTV 영상 자료를 확보했다. 사건 발생 시간대에 운행한 차량은 모두 120여 대. 수사팀은 이들 운전자의 당일 행적을 일일이 추적하기 시작했다. 운전자 120여 명을 찾아내 행적을 확인하는 데만 무려 5개월 이상이 걸렸다.
그러던 중 용의자 한 명이 지목됐다. 사건 당일 자신의 행적에 대해 수차례 진술을 번복한 C(64) 씨. 수사팀은 C씨의 화물차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에 감정을 의뢰했고, 마침내 단서를 찾았다. 숨진 A씨의 의류에서 채취한 시료가 C씨의 화물차에서 채취한 시료와 미세하게 일치한 부분이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C씨와 피해자의 관계. C씨는 바로 숨진 A씨의 시동생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한동안 범행 사실을 부인하던 C씨는 두 형사가 완벽한 수사 결과를 내밀자 결국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사건 당일 오후 5시 40분쯤 1t 화물차를 타고 농기계를 빌리려고 형 집을 찾았다가 후진하던 중 형수와 충돌해 사망에 이르게 한 뒤 구호 조치 없이 도주했다.
박두성, 이재업 형사는 "피의자는 사건을 숨기는 바람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도주 치사) 혐의로 결국 구속됐다. 교통범죄수사팀 근무 5년 동안 뺑소니 사건을 100% 해결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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