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추천에서 탈락하자…' 딸 취업추천 대구시의원 논란

입력 2017-09-07 00:05:01

지역 사립특성화고 10곳에 대상자 선정 자료 제출 요구

대구의 한 시의원이 최근 지역 사립 특성화고등학교 10곳에 기업체 취업추천대상자 선정 관련 자료 3년치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시의원은 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이 아닌 데다 특성화고에 다니는 자녀를 둬 '사심(私心) 의정활동'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구시의회 사무처가 A시의원 요청으로 지난 8월 25일 자로 대구시교육청에 보낸 '의정활동 참고자료 제출 요구' 공문은 각 학교가 2015년부터 현재까지 ▷특성화고의 기업체 취업을 위한 추천대상자 선정 절차(기준 및 지침 포함) ▷선정 결과 자료 일체(결과물, 위원회 회의록 등) ▷선정 관련 민원 현황 ▷현 추천 절차의 문제점 등을 8월 30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이 공문은 대구 전체 특성화고가 아닌 사립학교만 대상으로 했다.

주말이 끼어 지난달 28일에 공문을 접수한 이들 학교는 제출 기한을 맞추느라 곤욕을 치렀다. 학교마다 수십 개 업체의 취업자 추천 관련 자료를 정리하느라 담당 교사들이 이틀 동안 다른 업무를 제쳐 놓아야만 했다. 특성화고 교사 B씨는 "국감도 아니고 시의원이 학교에 이런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2학기를 막 시작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에 가욋일까지 해야 해 더욱 힘들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특성화고 교사 C씨는 "특성화고에 다니는 A시의원 자녀가 금융기관 입사추천자에 뽑히지 못한 데 대해 학교 측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관계자는 "지난 3월 학교에 취업추천자 요청이 접수돼 심의위원회를 열어 지원 학생 12명 중 8명을 선정했다. 6명의 교사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는 학업 성적, 자격증, 면접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선발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기관은 취업 선호도가 높아 공정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A시의원의 자녀는 다른 금융기관과 공기업 추천을 받았다"고 전했다.

매일신문 취재와 관련해 A시의원은 "우리 아이가 바라던 금융기관 추천에서 탈락하자 학부모 입장에서 학교가 제대로 선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싶었다"면서 "학교의 자의적 판단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까 봐 경각심을 주고자 다른 학교에도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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