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뚝 떨어질 때 가벼운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지는 환절기는 건강관리에 구멍이 뚫리는 시기다. 급격한 일교차는 우리 몸의 신체 리듬을 흩뜨리고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여기에 일상화된 스트레스와 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겹치면 체내 면역력은 속절없이 무너지게 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양한 질환이 활개를 친다. 특히 숨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발톱을 드러내는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며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심한 통증과 발진, 감각 이상 유발해
대상포진 환자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9만1천 명으로 2012년 57만7천 명에 비해 20% 증가했다. 특히 전체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50세 이상이었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뇌와 척추의 감각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틈을 이용해 활성화되는 게 원인이다. 이는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T-세포와 관련이 깊다. T-세포는 노화나 당뇨 등 만성질환,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에 기능이 떨어진다. 이 밖에 수술이나 외상, 결핵, 심한 스트레스 등도 T-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경절이 있는 부위에 피부 발진과 극심한 통증이 일어난다. 발진이 생기기 며칠 전부터 열이나 몸살, 권태감, 구역감 등의 전구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발진은 주로 머리와 얼굴, 팔'다리에 많이 나타나지만 일부는 피부 발진 없이 통증만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는 감각 신경절을 침범하기 때문에 심한 통증 외에도 감각이 무뎌지거나 이상 감각을 느끼기도 한다. 환자 중 10~30%는 운동신경까지 바이러스가 침범해 근육이 위축되거나 복부의 근육 일부가 약해져 밀려나오는 가성 복부탈장을 겪는다. 눈에 생기면 시력을 잃을 수 있고, 얼굴에 발생해 안면근육 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발진은 보통 2~3주 내에 사라지지만 2~3개월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60세 이상이라면 예방 접종 고려해야
대상포진의 치료는 피부 발진이 생긴 지 3일 내에 항바이러스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 교감신경 차단이나 경막외강 신경 차단 등 신경치료를 병행하면 발진과 통증을 줄이고, 신경통이나 운동 신경 마비를 예방할 수 있다.
대상포진에 따른 통증은 가만히 있어도 아프거나 옷이나 움직임 등의 가벼운 자극에도 찌르거나 쑤시는 듯한 통증을 겪는다. 환자 대부분이 바늘에 찔린 것 이상의 통증을 경험하며 일부는 극심한 통증으로 수면 장애를 겪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불안증이나 우울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이때 통증을 조절하고자 마약성진통제나 항우울증제, 항경련제 등의 약물요법과 신경치료를 하게 된다.
고령인 경우 대상포진 백신 접종도 도움이 된다. 백신의 예방 효과는 60~70% 수준이며, 백신 접종 후에 대상포진이 생기더라도 증세의 정도나 합병증 진행 가능성이 낮아진다. 또한 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있더라도 5년 이상 지나면 항체가 감소하므로 예방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전영훈 경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다만 백신 성분에 과민반응을 보였거나 면역 저하 질환 또는 면역억제제를 투여하고 있는 경우, 임신부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전영훈 경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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