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황수범 첫 선발 승…6년 2군 설움 날리다

입력 2017-09-04 00:05:00

우규민, 분투하다 6회말 무너져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투어 행사를 마치고 두산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투어 행사를 마치고 두산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삼성은 전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3대2로 눌렀으나 3일에는 1대7로 패했다. 두 경기 모두 선발투수들이 분전한 점은 위안거리였다.

프로야구 한 시즌은 팀당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기 레이스다. 선발투수진이 탄탄하지 않으면 끝까지 버텨내기 어렵다. 삼성이 2011~2015시즌 우승을 달성할 때도 안정적인 선발투수진의 뒷받침이 있었다. 반면 지난해와 올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제 몫을 해준 투수는 윤성환뿐이다.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2일 삼성은 희망을 봤다. 임시 선발투수 황수범이 5이닝 3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 승리투수가 됐다. 황수범은 2011년 육성 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투수. 줄곧 2군에만 머물다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오랜 무명의 설움을 딛고 이날 데뷔 첫 승을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포크볼 등 변화구로 완급을 조절,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3일 두산과 접전을 벌일 수 있었던 데도 선발투수 우규민(5이닝 7피안타 4실점)의 힘이 컸다. 우규민은 이날 2회말에만 39개의 공을 던지는 등 고전했다. 경기 초반 제구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노련미로 고비를 넘겼다. 맞혀 잡는 투구로 대량 실점하는 상황은 피했다. 5회말까지는 2점만 내주며 잘 버텼다.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임무는 완수했다.

문제는 6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 선발투수의 경기당 한계 투구 수는 100개 안팎으로 본다. 5회말까지 우규민의 투구 수는 102개에 이르렀는데도 코칭스태프는 다시 우규민을 마운드에 세웠고, 우규민의 실점은 2점 더 늘어났다. 이후 삼성은 후속 투수들이 3점을 더 빼앗기는 등 6회말에만 5실점, 승부의 추가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선발 교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결과였다.

한편 이승엽은 이날 잠실에서의 마지막 두산전을 맞아 각 야구장을 돌면서 열리고 있는 은퇴 투어 행사에 참석했다. 두산은 두산 2군이 자리 잡은 이천의 특산품 도자기를 선물했다. 이 백자 달항아리엔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이승엽의 좌우명을 새겼다. 또 이승엽의 사진에 두산 선수들의 사인이 들어간 대형 액자, 이승엽의 캐리커처 액자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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