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개편안 1년 연기, 현재 중3 대혼란

입력 2017-09-01 00:05:01

2022학년도 적용

2021학년도부터 적용할 예정이던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이 1년 늦춰진다. 중학교 3학년은 현행 방식대로 수능을 치르게 됐고, 새로운 수능은 중2가 응시하는 2022학년도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현재의 중3 학생들은 내년 고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대로 공부하고, 수능은 기존 체제로 치르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교육부는 31일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맞춰 2021학년도로 예정했던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절대평가 확대 시안 2가지 중 하나를 개편안으로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절대평가 범위 등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한 교육주체 간 이견이 크고 사회적 합의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됐다"며 "이런 우려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개편을 유예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 개편안 공론화와 9월 출범할 국가교육회의 자문 등을 거쳐 새 정부의 교육철학을 담은 종합적인 대입 방안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고교, 대학, 학부모, 정부가 참여하는 (가칭)대입정책포럼을 구성해 수능 개편과 대입 전형 등 교육개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방안과 고교 학점제,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단계적 폐지를 비롯한 고교 체제 개편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수능 개편 논의가 1년 뒤로 미뤄짐에 따라 현재의 중3은 영어'한국사만 절대평가로 치르고 국어'수학'탐구(2과목)는 상대평가로 시험을 보는 현행 수능과 동일한 형태로 대입을 치른다. 다만 문제풀이식 수업 등 부작용 논란이 끊이지 않는 EBS 연계 출제축소'폐지는 원래 계획대로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수능 개편 논의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자 애초 교육부의 개편 시안 모두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 없이 강행하려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구의 한 중학교 학부모는 "애초에 개편 시안을 발표하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둘 중 하나로 확정될 경우 그에 따른 대비를 하려고 했는데 더 큰 혼란이 생겼다"고 불평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느긋하던 중2 학부모들은 수능 개편의 '당사자'가 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중2 자녀를 둔 학부모는 "어제 자사고의 우선선발권을 없앤다는 발표도 그렇고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면서 "3학년의 수능 개편안을 지켜보며 고교 진학 등을 결정하려고 했는데 날벼락을 물려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결국 중학교 3학년 대상의 혼란이 2, 3학년의 혼란과 불안으로 확대된 셈이 됐다.

윤일현 지성학원 진학실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교육 정책은 학부모, 학생, 학교 모두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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