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전 옥시 대표 징역 6년...존리 무죄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임직원들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피해자에 대한 배상 노력 등을 고려해 1심보다 형이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영진)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져 대표의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오모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에게도 1심보다 2년을 줄인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모씨에겐 징역 6년, 조모씨에겐 징역 5년, 선임연구원 최모씨에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유죄를 받은 피고인들에게 각 1년∼2년씩 감형해 준 조치다.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존 리 전 사장이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유해한지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소비자들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비극적 사건이다. 피해자 수만 해도 154명에 이르고 아직도 추가적으로 사망자가 얼마나 생길 지 모르는 초유의 사태"라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인체에 유해한지, 무해한지 보다 엄격히 살펴야 하고 고도의 주의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 대한 배상에 적극 노력하며 공소 제기된 피해자 중 92%와 합의가 됐다"면서 "일부 피고인은 1심부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특별법 제정, 가습기 제품 판매 기간 및 수량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이날 선고가 "솜방망이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옥시가 피해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 5∼6년이 지나 겨우 100여명 넘는 사람과 합의한 게 피해구제 노력인가"라며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법원이 그걸 노력이라고 평가해준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어찌 감히 법원이 국민 생명을 두고 함부로 형량을 감할 수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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