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우여곡절 끝에 추경안을 처리했으나, 앞으로 처리해야 할 산적한 현안들이 더욱 문제다. 지도부 리더십은 물론 원내 전략 부재 현상이 드러난 만큼 여당 입지를 유지하기에 불안하다는 평이다.
최근 정치권에선 민주당을 겨냥해 "여당 120석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나돌았고, 이번 추경안 처리과정에서 이 같은 해석이 여실히 증명됐다는 것.
추경안은 야당 반대로 파행을 반복하다가 국회 제출 45일 만에 가까스로 처리됐다. 그나마 중앙직 공무원 신규 채용 규모를 4천500명에서 2천575명으로 줄였기에 가능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물관리 일원화를 제외한 채 처리됐다. '토건에서 환경으로'라는 정부 구상에 초장부터 제동이 걸린 것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줄줄이 대기 중인 대형 이슈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여당은 초고소득자에게 증세하는 세법 개정안을 오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려고 계획 중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세금폭탄 공화국이 될 판"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탈원전 문제도 신고리 5'6호기 건설 일시 중단 조치에 한국당'바른정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자립형 사립고 폐지 등 교육 정책도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불안정한 여소야대 4당 체제도 여당의 일사불란한 국회 운영을 막아서고 있다. 이번에도 드러났듯이 여당의 치밀한 상황관리와 고도의 정치력 없이는 앞으로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치밀한 준비를 하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각 당의 이해관계에 여당의 입장만 떠밀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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