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장애인 4,300명인데, 주간 돌봄 혜택은 단 10명

입력 2017-07-21 00:05:04

장애인복지관 이용자 모집, 복지사·예산 적다며 생색

"정말 도움이 필요한 우리 아이, 도대체 어디서 돌봐줄 수 있을까요."

장애인의 부모들이 울진군청과 장애인복지관을 대상으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맞벌이나 조손가정 등 돌볼 사람이 부족한 가정의 장애인들을 수용할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발단은 울진군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울진복지관)이 주간보호센터 이용자를 모집하면서 시작됐다.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저소득층의 장애인(만 18세 이상)들을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복지관에서 수용하며 각종 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지원 대상 선정 과정에서 행동상의 문제(정신질환)가 있는 경우'자립생활 불가능자 등을 제한하면서 반발을 샀다.

한 장애인 부모는 "장애인의 경우 지체장애와 정신질환이 함께 오는 복합장애가 많으며, 당연히 자립활동이 불가능하니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를 제한하는 것은 결국 돌보기 편한 경증 장애인들만 골라 받겠다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울진복지관 측은 부랴부랴 해당 내용을 삭제했지만, 이번에는 모집 인원이 문제가 됐다. 수용 가능 인원이 10명밖에 되지 않아 희망자에 비해 숫자가 부족한 탓이다. 울진군에 따르면 현재 지역에 등록된 장애인은 모두 4천300여 명에 달한다. 전체 장애인 중 고작 0.2%만 주간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울진복지관에서도 억울한 감은 있다. 예산과 인원이 너무 빈약해 사업을 확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장애인 보호 규정에는 장애인 4명당 복지사 1명이 돌보도록 하고 있으나, 울진복지관은 장애인 5명당 복지사 1명을 배정해 혜택 인원을 늘렸다. 나머지 미미한 부분은 자원봉사자로 채운다는 복안이다. 예산은 적고 복지사는 턱없이 부족해 생각한 고육지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더욱 많은 손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 돌봄 사업은 생각할 여력이 없다.

울진복지관 손정일 관장은 "봉사자의 입장에서 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지 않겠나. 지역 특성상 전문 복지사를 구하기 어렵고 예산도 많지 않아 사업 실행이 쉽지 않다. 지금은 무리를 하더라도 실현 가능한 복지 사업을 최대한 활용해 보다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진군장애인부모회 김선미 회장은 "학교를 졸업한 성인 장애인을 실질적으로 돌볼 수 있는 시설이 울진지역에는 거의 없다. 결국 집 안에서만 생활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을 위한 활동 보조원도 턱없이 부족해 장애인 가정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관에서 복지 정책을 확대한다고 했으나 실행이 더뎌 걱정이다. 장애인 가정의 아픔을 공감하고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