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포동신양수장, 보 개방 따른 농업용수 대책 필요"

입력 2017-07-21 00:05:04

민관협의체 위원 20명 현장 방문 "수위 조금만 낮아져도 취수 못해"

20일 오후 경북 고령 우곡면 '포동신양수장'에 낙동강 중상류 보 개방 모니터링을 위한 민관협의체 위원 20여 명이 모였다. 4대강 대형 보의 상시 개방에 따라 양수장 농업용수 취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합천창녕보 상류 약 4.3㎞ 지점에 위치한 포동신양수장은 4대강 사업 이전인 1997년 준공됐다. 주변 농지 약 45㏊에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보 개방 이전 해당 양수장의 수위는 10.5m였으나 보 개방 이후 현재의 수위는 9.5m로 낮아졌다.

양수장 관계자는 "수위가 조금만 더 내려가도 용수 공급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4대강 사업 이전에 설치된 양수장인데도 취수할 수 없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환경단체 측 질문에는 "4대강 사업 당시 준설로 강바닥이 6m가량 낮아져 기존 양수장도 개선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양수장 방문에 앞서 대구환경청에서 열린 민관협의체 회의에서도 보 개방에 따른 양수장의 농업용수 취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민간 측 위원장인 이순화 영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으로 녹조가 조금 더 심해졌을 수는 있지만, 홍수 통제, 가뭄 해결 등 치수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양수'취수시설에 따라 직접 피해를 볼 수 있는 농민과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은 보 개방 이후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은 없는지 여전히 궁금해했다. 김종철 달성군 농민 대표는 "달성군 주민에게 강정고령보 물은 식수 말고도 농업, 공업용수로 쓰이는 중요한 자원"이라며 "수위가 1.25m나 낮아져 가둬뒀던 물 4분의 1이 사라졌는데 앞으로 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새 정부가 재자연화를 목표로 삼은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면서 "양수장 등 시설을 개선하면 보 개방이 가능하다는 점이 드러났으니 비용을 들여서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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