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보는 또 다른 시선

입력 2017-07-21 00:05:04

포항시립미술관 이상한 사물들전 10월 8일까지

정서영 작
정서영 작 '밤과 낮'

익숙한 것들과 어색한 조우, 거기서 우리는 실체와 허상을 구분해낼 수 있을까.

이상한 사물들을 통해 일상의 우리를 돌아보는 포항시립미술관의 기획전시 '이상한 사물들(The Strange Objects)전'이 10월 8일(일)까지 미술관 1, 3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장은 온갖 네트워크를 보검처럼 숭배하기까지 하는 현대인의 삶에서 껍데기와 실체를 발라내는 현장이다. 그 대전제는 오감을 넘어선 다양한 감각이다. 시각, 청각, 촉각 등 신체 감각 이외에 껍데기와 실체를 가를 '식스센스'가 작품에 투과됐다. 문득 사물에 깃든 정서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보다 또렷하게 인식한 적이 있다면 더 기대할 만하다.

설치, 사진, 조각, 영상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초대작가 4명(김준, 장명근, 정서영, 츠요시 안자이)은 습관화된 시선을 무너뜨린다. 사물에 잠들어 있는 본성을 깨우치려면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는 작가들의 요청이기도 하다.

우선 특정 지역, 특정 장소 등에서 채집한 소리를 시각화하는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프로젝트를 지속해온 김준 작가는 사회적 현상이나 역사적 상황, 자연적 여건 등을 물리적, 전자적 방법을 동원해 소리로 바꿔놨다.

그의 작품 '플리센'은 물탱크라는 물리적 상징성과 물소리라는 정서적 성질을 경험하게 한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변질된 삶의 다양한 면모를 생각해보라는 노림수다.

일본의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키네틱 아티스트인 츠요시 안자이(剛安西)는 일상적 사물을 조합하고 평범한 모터를 장착해 움직이는 조형물을 만들었다. 조형물 간 거리를 통해 투사되는 사물의 물리적인 움직임, 그리고 이 이미지가 사물의 실존성을 전달할 수 있는지 묻는다. 사물의 목적과 수단의 단절, 그리고 관람자의 개입과 그에 따른 관계가 발생시키는 현상을 고민한 결과다. 설치, 사진, 영상 등 25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제12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김진우, 진화의 비밀전'과 '역대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전'이 함께 열리고 있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 054)250-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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