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밥·깨끗한 환경 마련한 아줌마·아저씨 고맙습니다"

입력 2017-07-19 19:38:26

성광고 2학년 3반 34명 '감사잔치', 용돈 아껴 17만원 모금 선물 마련

여름방학을 하루 앞둔 18일 대구 성광고 2학년 3반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자신들을 위해 수고해 주신 급식 조리원과 환경 미화원 11명을 모시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작은 잔치를 열었다. 성광고 제공
여름방학을 하루 앞둔 18일 대구 성광고 2학년 3반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자신들을 위해 수고해 주신 급식 조리원과 환경 미화원 11명을 모시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작은 잔치를 열었다. 성광고 제공

18일 오후 대구 성광고등학교 급식실에서 구수한 트로트 노랫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성광고 2학년 3반 학생들이 1학기 마지막 급식을 마치고, 학교에서 일하는 급식 조리원과 환경 미화원들을 모시고 '감사 잔치'를 마련한 것.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앞두고 그동안 맛있는 급식과 깨끗한 학교 환경을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자고 뜻을 모았다. 34명의 학생은 각자 용돈을 아껴 17만원을 모금했고, 8명의 조리원과 3명의 미화원에게 감사의 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을 마련했다, 롤 케이크, 핸드 크림, 마스크 팩, 목욕 용품 등 더운 날씨에 힘든 일을 하는 분들을 위해 고른 물품에는 학생들의 배려가 느껴졌다.

학생들은 '이름 없이' 일하시는 아주머니, 아저씨 11명 각각의 이름을 적은 손편지를 읽으며 위로와 고마움을 담아 전달했다. 아울러 미리 준비한 트로트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잠시나마 고단함을 잊도록 '재롱'을 선사했다. 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의 기특한 계획을 알고서 수박과 떡 등 다과를 보태 잔치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성광고에서 10여 년을 근무했다는 한 조리원은 "자식 같은 아이들이 우리를 잊지않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2학년 3반 실장인 박희성 학생은 "뜨거운 운동장에서 우리가 버린 휴지를 주우시는 아저씨를 시원한 교실 안에서 바라보며 너무 죄송했고, 더운 주방에서 점심을 준비하고 늘 웃으며 맛있게 먹으라고 말해주시는 아주머니들을 보면서도 당연한듯 빈 식판을 설거지통에 넣고 나오는 우리 모습에 부끄러웠다"면서 "한 학기를 마치며 학급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저분들께 최소한의 감사를 표현하자는 공감대가 이루어져 작은 잔치를 열게 되었습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학생들은 "서로 감사하는 마음을 나누었을 때 행복이 더욱 커지는 느낌을 알았다"면서 행사가 끝나고도 감동의 여운이 이어졌다. 앞으로도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묵묵히 해주시는 주변 분들을 위한 새로운 캠페인 운동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박운용 성광고 교장은 "학생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을 살펴보고 감사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면서 "지식의 배움보다 감사와 감동의 느낌을 더욱 배우고 키우는 것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