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극심한 가뭄, 통합물관리로 해결하자

입력 2017-07-17 00:05:00

극심한 가뭄에 폭염이 겹치면서 논과 밭이 타들어가고 있다. 일부 지역에 내린 단비가 가뭄 해갈에 다소 도움이 됐지만 경기, 충남, 충북, 전남, 전북 등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피해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공업용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용수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

최근 국지적으로 호우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계속된 가뭄으로 일부 지역의 댐과 저수지 수위가 뚝 떨어져 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계속될 전망이다. 경북 동해안 지역은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저수지의 저수율이 떨어지고 있다.

포항, 경주, 영천과 철강공단의 물 공급을 담당하는 임하댐의 저수율은 현재 예년(30.8%)의 126% 수준인 38.9%이며, 영천댐 저수율은 현재 예년(30.5%)의 112% 수준인 34%로 물 공급에는 아직 크게 염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가뭄 현상이 지속될 경우 물 부족 상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자연재해가 올 한 해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기상청의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2012.12)' 따르면, 한반도는 아열대 기후구가 현재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2050년까지 강원도 산간을 제외한 남한 대부분의 지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지적인 집중호우의 가능성이 증가하며, 한편으로는 일부 지역의 가뭄 발생이 빈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면한 물 부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물 절약에 동참해야 한다. 포항, 경주, 영천 등 지방자치단체는 가뭄대책상황실을 가동해 하천 굴착, 관정 보수 등 한 방울의 물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water는 현재 전사적 차원의 '가뭄비상대책본부'를 운영하여 가뭄지역 인근의 댐과 광역상수도, 지하수와 같은 여유 수자원을 연계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수립'시행하고, 관계 부처와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포항권관리단도 인근 지자체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식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덕군과 경주시 등에 병물을 지원하고 있다. 가뭄의 심각성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제고와 자발적 절수 참여가 필요하며 특히 공장, 학교 등 대규모 수용가의 협조가 절실하다.

중장기적으로 용수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관리 시스템을 보다 스마트하게 바꾸고, 하천을 비롯한 물관리 전반을 보다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과학적 재해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여 전체 유역의 물 수요량과 공급량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모든 물 관련 기관의 정보를 공유하여 효과적인 재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유역 전체를 하나로 통합 관리해 홍수와 가뭄 등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남는 지역의 물은 부족한 지역에 나누는 등 지역 간 물 불균형을 해소하는 '통합물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기존의 상수원인 하천수, 댐수, 호소수뿐만 아니라 지하수, 해수 담수, 하수 재이용수, 빗물 등 다양한 물 공급원을 추가로 확보하여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물 위기의 해결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K-water가 가뭄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통합물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가뭄으로 인한 작금의 위기 상황은 한편으로는 우리의 물관리 역량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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