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號 쇄신, 우클릭 행보·TK 사수론에 무게

입력 2017-07-14 00:05:00

한국당 당직 인선 마무리

자유한국당이 13일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선임하면서 당직 인선을 완료했다.

7'3 전당대회를 통해 지휘봉을 잡은 홍준표 대표가 이날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개혁과 쇄신의 닻을 올리게 됐다. 홍준표호(號)가 쇄신의 스타트라인에서 이제 막 출발했지만, 지금까지의 인선은 홍 대표가 구상하는 쇄신의 방향과 강도 등을 직'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민심 동떨어진 '우클릭' 우려

지명직 최고위원에 최측근인 이종혁 전 의원을 임명한 데 이어 대선 기간 자신을 도운 측근 그룹을 대거 주요 당직에 배치하면서 홍 대표의 쇄신 작업에는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더욱이 단일성집단지도체제하에서 대표가 막강한 권한을 갖는 데다, 당의 주요 자리에 '우군'을 포석시킨 만큼 '홍준표식 쇄신'에 대한 반발을 누를 힘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대표 취임 기자회견에서 "단칼에 환부를 도려낼 수 있는 과감한 혁신"을 강조, 친박계 인적 청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쇄신은 '우클릭' 행보 가속화로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대선 기간과 그 후 '보수의 가치'를 강조해왔다. 혁신위원장에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임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류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의 이념적 가치에서 그간 너무나 '좌클릭한 분'이 많았던 만큼 버릴 것은 버리고 지킬 것은 지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취임 기자회견에서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복당파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아 심각한 우려를 하게 된다"며 류 위원장의 탄핵 인식 등을 꼬집었다.

당내에서는 일단은 '당이 분란이 아닌 쇄신에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여주자'며 분위기를 관망하고 있지만, 인적 청산 등 쇄신의 칼날이 향하는 방향에 따라 진통도 예상된다. 류 위원장은 "다음 주에는 혁신위의 뚜껑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재영입위원장 정종섭

이날 이뤄진 당직 인선에서 대구경북(TK)은 6명의 인사가 포진됐다. 정종섭 의원(대구 동갑)이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됐고 이만희(영천청도'인권위원장), 최교일(영주문경예천'법률자문위원장), 곽대훈(대구 달서갑'지방자치위원장), 김석기(경주'재외동포위원장), 장석춘(구미을'노동위원장) 의원이 선임됐다.

또 상당수 당직에 초선 의원들이 배치됐고, 박근혜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의원(홍보위원장) 등 친박 인사도 일부 포함됐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재선의 이은재, 박순자 의원은 각각 대외협력위원장과 중앙연수원장에 임명됐다.

정치권에서는 다수의 TK 의원 포진을 두고 "TK 사수론을 편 홍 대표의 진지 구축 의도가 읽힌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의 당직 인선에서 '측근 정치' '친정 체제' 구축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와 비판을 받은 탓인지 이날 당직 인선을 두고 당은 "전문성과 균형성, 지역 안배를 고려했다"며 인선 방향을 설명했다. 실제 친박 인사를 비롯해 홍 대표와 친분 관계가 깊지 않은 인사도 기용됐다.

이철우 최고위원은 "인재영입위원장에 초선의 정종섭 의원을 기용한 것은 정 의원이 오랫동안 교육계에 몸담아 젊은 층과 교류해 왔다는 점에서 젊고 의식 있는 실질적인 인재 영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고려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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