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계열사 부도 위기, 매출 2조원대 그룹 재기…박한상 갑을건설 대표 '포괄적 투자협약' 의지
"대구로 돌아와 주오~."
대구 섬유산업 흥망(興亡)의 상징에서, 현재는 매출 2조원대 그룹으로 재기에 성공한 '갑을'의 투자유치를 위해 대구시가 밀착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자동차부품, 환경'에너지, 소재, 의료, 섬유, 건설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갑을은 그 '고향'인 대구에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사업파트너다.
'맞선'의 주역은 김연창 대구 경제부시장과 박한상(54) 갑을건설㈜ 대표다. 김 부시장과 박 대표는 최근 보름새 대구와 서울에서 세 차례나 직접 만나 각종 투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갑을의 공동창업주인 고 박재을 회장의 삼남으로, 갑을건설, 갑을의료재단, 갑을메탈, 동국화공 등 현 '갑을상사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맡고 있다. 현 갑을상사그룹의 부회장인 박효상 대표가 그의 둘째 형이고, 박유상 그룹고문이 맏형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29일 하루를 '통째로' 대구에서 보냈다. 직원 2명을 대동한 그는 김 부시장과 함께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한국뇌연구원,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 물산업클러스터 건설 현장, 성서 소각장, 성서공단 등을 직접 둘러봤다. 첨복단지 관계자는 "박 대표가 즉석에서 '갑을그룹' 현황을 브리핑하고, 의료기기센터를 방문하는 등 첨복단지 인프라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김 부시장과 박 대표는 이달 7일과 10일에도 서울에서 연거푸 회동했다. 10일에는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와 만나 백신개발 등 의약 분야와 환경 분야 현지 비즈니스 의견도 나눴다. 김 부시장은 "박 대표가 '대구산업의 발전상이 놀랍다. 함께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을 것 같다'면서 대구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며 대구시와 갑을 간에 포괄적 투자협약 추진 의지도 밝혔다.
갑을은 대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업이다. 1955년 동국실업으로 시작해 1974년 설립된 갑을은 갑을방적㈜ 등 섬유 부문을 비롯해 금속'기계, 건설, 전자'통신, 금융 등 대구에서 다양한 사업을 활발하게 펼쳤다. 그러나 1987년 박 대표의 선친인 박재을 회장이 갑을로부터 독립해 갑을상사그룹을 설립하는 등 새 도전에 나섰고, 모기업인 갑을은 1998년 IMF경제위기 무렵 계열사가 부도를 맞는 등 어려움에 처한다. 이런 사정 탓에 갑을은 현재 대구 달성공단에 있는 갑을메탈을 제외하면 대구에 변변한 사업장이 없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인들 역시 '갑을의 귀환'을 바라고 있다. 고 박재을 회장은 1991년 대구상공회의소 14대 회장을 지내는 등 대구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한 '대구 경제인'이다. 박 대표는 이런 인연과 지역경제인들의 요청으로 2015년부터 대구상공회의소 상공의원(22대)으로 활동 중이다. 갑을상사그룹은 지난해 12월 서문시장 화재 때 피해복구에 써 달라며 성금 1억원을 전달하며 각별한 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역 한 경제인은 "30년 전 대구를 떠나 매출 2조원대 그룹으로 재기에 성공한 갑을이 대구에서 더 활발한 사업활동을 펼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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