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교토·요코하마 '모범답안' 많은 일본에서 배운다
'활발한 민간 참여' 오사카
인근 우메다 화물역 이전터 일대
상업·업무·주거 복합시설 건립
철도역 지어 간사이공항과 연결
'전통 경관 그대로 유지' 교토
료칸·수백년 전통 가게 밀집지
주민들 머리 맞대 품질관리
관광객 줄 이으며 상권 활성화
'빈집 활용 발상 전환' 요코하마
고토부키쵸 오래된 쪽방촌
정비 거쳐 여행객 숙소로 제공
도보 이동 구도심 입지 살려
도시재생은 최근 세계적 도시개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저성장과 인구정체의 시대가 오면서 외곽 개발'양적 공급 위주의 도시 확장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원도심 지역의 인구 감소, 산업 이탈 및 기능 유출, 전통시장 침체, 오래된 단독주택지 노후화 등으로 도시 쇠퇴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도시 개발이 절실해졌다. 해외에서는 도시 쇠퇴를 국가 차원의 문제로 보고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도시 정책을 양적 팽창에서 도시 내부의 경쟁력 제고로 전환한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 도시지역연구실 신우화 박사는 "1977년 가장 먼저 도시재생 정책을 수립한 영국도 중요하지만, 이웃 나라 일본의 사례를 엿보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치들이 많다"며 "일본은 2001년 '도시재생특별조치법' 제정과 함께 도시재생본부를 신설해 국가 주요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01년 고이즈미정부의 '도시재생특별조치법' 제정을 기점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온 도시재생 선진국이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재생 분야 모범답안이 가장 많다는 일본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3명의 일본인 전문가들에게서 대구시가 꼭 참고해야 할 사례를 들어봤다.
◆국제도시 오사카의 도시재생
오사카의 주력 도시재생사업은 오사카역 인근 우메다 화물역 이전터 일대 '우메키타 지구' 재생이다. 2002년 시작해 2013년 대형 상업'업무'주거 복합시설인 '그랑프론트 오사카' 완공을 핵심으로 하는 우메키타 1기 재생이 완료됐다. 스기사키 나오야 일본도시기구(UR) 서일본지사 과장은 "경제 기반 재생인 만큼 높은 사업성을 바탕으로 12개 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 등 민간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낸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우메키타 2기 재생이 진행 중이다. 경제 기반 재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오사카에 국제적 존재감을 부여하는 것이 목표다. 그랑프론트 오사카 바로 앞 우메다 화물역 이전터에 국제교류지구를 조성하고 철도역도 새로 지어 간사이공항과 철도로 연결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대구처럼 '지방'인 오사카는 국제도시로 발돋움하는 원동력을 도시재생에서 찾고 있다. 공항과 철도를 활용하는 점이 이채롭다. 이전이 예정된 통합 대구공항에 미주'유럽 노선을 갖추고 서대구'동대구역과 철도로 연결할 방침인 대구시는 마침 서대구'동대구역 주변 지역 재생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오사카가 좋은 참고서라고 일본인 전문가들은 꼽았다.
◆주민협의체가 도시재생 효과 지속
교토 구도심인 아네야코지 골목은 1995년부터 주민협의체가 전통 경관 유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 스기사키 가즈히사 도쿄 호세이대 교수는 "이곳은 오래된 료칸(旅館'숙박시설)을 비롯해 수백 년 전통의 가게들이 밀집한 지역"이라며 "주민들은 전통 경관을 내세워 방문객을 모으고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아네야코지 골목 주민들은 주변에 고층건물을 지으려는 건설업자와 협의해 주변 경관과 어울리게끔 건물 층수를 낮춘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여 년간 골목 경관 유지를 위해 40여 건의 협상을 벌였다. 스기사키 교수는 "골목 주변에 건물을 신축하려면 주민에게 먼저 알리는 법규 제정도 교토시로부터 이끌어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특색 있는 경관의 보전 및 복원은 도시재생의 한 축이다. 잘 가꾼 경관이 방문객을 불러 골목경제도 살린다. 대구는 근대 분위기를 오롯이 간직해 전국의 방문객을 모으는 근대골목이 대표적이다. 대구의 명물 골목들이 아네야코지 골목처럼 오래 지속되려면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며 골목 '품질관리'에 앞장서는 주민협의체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빈집은 도시재생의 숨은 보물
요코하마 고토부키쵸는 산업화 시기 일용직 노동자들이 살던 쪽방촌이다. 노동자들이 떠난 뒤에는 노인과 저소득층이 유입됐다. 그러면서 점점 빈집이 늘어 한때 8천500개 방 가운데 빈방이 2천 개가 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를 눈여겨본 사회적기업 '고토랩'은 2005년부터 고토부키쵸의 빈방을 정비해 여행객에게 숙소로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오카베 도모히고 고토랩 대표는 "요코하마 번화가와 가까워 도보 이동이 가능한 구도심의 입지를 살렸다"고 말했다. 현재 고토부키쵸 빈방 60개가 숙소로 쓰이고 있고, 연 1만 명이 넘는 여행객이 찾는다. 오카베 대표는 "빈집으로 수익을 낸 것도 의미 있지만 무엇보다 마을의 활기가 '재생'된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구에도 빈집이 2천여 곳 있다. 대구시가 꾸준히 폐'공가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전액 정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당장 전체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일본처럼 민간에 역할을 맡기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물론 수익성 등 민간 참여를 이끌 요소를 찾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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