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정착에 후학 양성…전 주한미국 대사 부인 칭찬에 곧바로 옷벗어 선물해 화제
5일 국가무형문화재 제107호 누비장 김해자 기능보유자와의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김 기능보유자가 누빔에 대한 언론의 흥미위주식 접근에 강한 경계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부터 경주에 정착해 후학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 기능보유자는 최근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파격 행보로 누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대해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제가 만든 옷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용도로 사용됐다고 하니 더 바랄 것이 없다"며 "무엇보다 누빔의 미적 가치와 작업 과정의 숭고함을 제대로 알고 계신 영부인께서 작품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였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는 지난 1일 방미 일정을 소화하던 중 전 주한미국 대사의 부인인 조앤 허버드 여사가 자신이 입고 있던 분홍색 겉옷을 칭찬하자, 곧바로 옷을 벗어 선물해 화제가 됐다. 영부인이 건넨 옷은 김 기능보유자가 한국 전통문화인 누빔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홍보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만들어준 옷이다.
김 기능보유자는 경북 김천 출생으로 부친의 타계 후 가세가 기울면서 바느질을 시작했다. 서울로 이사한 후 선미한복학원에서 기초를 다졌다. 전통 누비옷 기법을 익히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하지만 전통 누빔의 명맥이 끊긴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는 박물관에 전시된 옷을 스승으로 삼아 전통 누빔 기술의 전형을 복원했다.
그는 1992년 제17회 전승공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이런 기술은 백 년을 전후해도 두 번 없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우리의 누빔 문화는 지역과 문화권을 막론하고 호감을 보이는 분들이 많다"며 "누빔은 한류를 대표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기능보유자는 2000년 이후부터 일본, 중국,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며 누빔 알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오늘도 제자들에게 늘 하던 잔소리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대충 만들지 마라. 입는 사람의 입장에서 공을 들여라. 기운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옷 속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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