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시원한 물줄기 저비용 피서객 '첨벙'

입력 2017-07-05 00:05:01

선유동계곡 기묘한 암벽

용추계곡
용추계곡
선유동계곡
선유동계곡
백운대계곡
백운대계곡
쌍룡계곡
쌍룡계곡

청정수 사계절 동안 흘러

경천호, 낚시터로도 인기

산림청이 밝힌 백두대간 남한 구간의 정중앙인 문경은 문경새재 외에도 희양산, 황장산, 대야산, 주흘산 등 백두대간 100대 명산을 품었다. 그래서 천혜의 자연환경이 빚어낸 명소가 즐비하다. 체류형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문경은 이러한 관광자원까지 갖고 있어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문경 팔경에는 깔끔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시원한 계곡이 많다. 도심에 비해 기온이 5℃가량 낮은 냉골의 계곡물은 1분도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차갑다. 천연 원시림 덕분에 햇빛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늘이 많고 바닥이 암반으로 돼 있다. 맑은 물은 특정 장소를 제외하고는 깊지 않아 어린이들의 물놀이에도 적합하다. 부근에 식당, 민박집과 콘도형 숙박시설도 있지만 숲속에 있는 야영장이 깨끗하고 넓어 야영을 하는 피서객들이 많다. 조용하면서도 가족들이 저비용으로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선유동계곡=대야산에 위치해 있다. 1.7㎞에 걸쳐 있는 선유동은 전국의 선유동이라 이름 붙여진 명승지 중에서도 으뜸이다. 수백 명이 앉을 수 있는 거대한 암석들이 마치 대리석을 다듬어 뉘어 놓은 듯하고, 자연스레 포개진 기암들은 사람이 쌓은 듯 정교함마저 느껴진다. 기묘하게 늘어선 암벽들 사이로 청정수가 사계절 마르지 않기로 유명하다. 선유동은 한국의 비경 100선과 한국의 명수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신라의 석학 고운 최치원은 이곳을 합천 해인사 계곡인 홍유동보다 좋다며 오랜 기간 머물렀다고 한다. 선유동은 선유구곡이라 하여 곡마다 그 나름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정취를 뽐낸다.

◇용추계곡=선유동계곡의 경관을 담고 나면 바로 용추계곡의 비경이 나들이객들을 기다린다. 용추계곡의 백미는 용추폭포. 2단으로 이뤄진 용추폭포의 장관이야말로 한여름 방문객들이 탄성을 절로 터트린다.

암수 두 마리 용이 승천할 때 용틀임을 하다 남긴 용 비늘 흔적이 남아 있고,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를 일이 없어 옛날부터 기우제를 올린 곳이기도 하다. 용추계곡은 두 개의 용추로 이뤄져 있는데, 폭포물이 떨어져 신비스러운 하트형으로 깊게 파인 소(沼)가 위 용추다. 위 용추에서 잠시 머물던 물이 다시금 매끈한 암반을 미끄럼 타듯 흘러내려 부드럽게 이루어 놓은 곳이 아래 용추로 한여름 개구쟁이들의 미끄럼틀로 깜짝 등장한다.

용추폭포의 넓은 암반지대를 지나 20분 정도 올라가면 월영대라는 명소가 방문객들을 애타게 기다린다. 휘영청 밝은 달이 중천에 높이 뜨는 밤이면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 위에 어린 달 그림자가 더할 나위 없이 낭만적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쌍룡계곡=속리산 동쪽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물이 낙동강으로 합류하기 전 농암천 상류 도장산 기슭 4㎞ 구간에 펼쳐놓은 계곡이다. 기암괴석과 절벽이 병풍처럼 계곡을 둘러싸고, 계곡을 흐르는 물이 굽이굽이 휘감아 돌며 부딪쳐 깨어지는 장관을 연출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수천 년을 휘감아 돌아내린 계곡물이 거대한 암석들을 갈고 쪼아내 조각한 작품들이 계곡 곳곳에 펼쳐져 있다.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전설과 함께 고승들이 머물렀던 유적들도 볼거리다. 쌍룡계곡은 청룡과 황룡이 살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운달계곡=문경시 산북면 김용사 인근에 있다. 대낮에도 하늘을 가리듯 빽빽이 들어선 원시림이 볼만하다. 골짜기마다 흐르는 계곡은 한여름에도 손을 담그면 얼음처럼 차가워 냉골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얼음 같은 물속에 발을 담그고 하늘을 뒤덮은 숲의 바람을 맞고 있으면 한여름 뼛속까지 서늘해진다. 수령 300년이 넘는 전나무 숲속에는 군데군데 천수를 다한 고목들이 조각품처럼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김용사는 산지 지형을 따라 석축을 쌓아 건립한 사찰이다. 특히 고승의 진영이 담긴 영정, 동물 그림의 병풍, 300년 된 해우소, 후불탱화 등은 운달계곡을 찾는 관광객이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 훌륭한 문화유산이다.

◇봉암사 백운대=가은읍 봉암사에 위치한 백운대는 일명 옥석대라고도 한다.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 은은한 목탁 소리와 청아한 풍경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잠시 속세의 고뇌를 잊고 평온함에 젖어들게 하는 곳이다. 금강산 만폭동에 버금가는 곳으로도 유명하며 화강암 바위 면에 양각된 마애보살조상은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봉암사는 신라 헌강왕 5년(879년) 지증대사가 창건한 절로 신라 구산선문의 하나로 유명하다. 보물 제169호인 삼층석탑을 비롯해 9개의 문화재가 있다. 봉암사는 조계종 특별수도원으로 석가탄신일을 제외하고는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암벽이 웅장한 희양산(998m)에서 백운대의 아쉬움을 충분히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새재계곡=선유동, 용추, 백운대급에는 약간 못 미친다. 하지만 문경새재를 안아 유서 깊은 유적과 설화, 민요 등 이야깃거리가 많다. 나그네들의 숙소인 원터, 신구 경상도관찰사가 관인을 주고받았다는 교귀정, 옛날에 산불을 막기 위해 세워진 한글 표석 '산불됴심'비 등이 대표적이다. 또 임진왜란과 신립 장군, 동학과 의병이 남긴 사담이 골골이 서려 있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조령산까지 주흘관, 조곡관, 조령관 등 3개의 관문을 지나며 계곡의 시원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초입의 문경새재박물관과 문경새재 오픈세트장도 놓쳐선 안 되는 명소다.

◇경천호=낙동강 지류인 문경의 금천을 막아서 만든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로 물이 맑고 수심이 깊다. 제방 길이 368m, 높이 63.5m, 최대 수심 57m다. 적성리 황장산에서 발원한 물이 골짜기마다 흐르는 개울물과 함께 경천호를 가득 채운 경천댐은 공해 없는 맑은 물과 수려한 경관이 장관이다. 요즘은 피서를 겸한 낚시터로 인기가 높다. 메기, 피라미, 꺾지 등 강고기의 보고로 1급 천렵지로 이름나 있다. 어종과 수량이 풍부해 월척 붕어를 쉽게 낚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빙어 양식과 은어 방류로 강태공들의 구미를 한층 돋우고 있다.

◇진남교반=점촌에서 문경'충주 방면으로 3번 국도를 따라 10㎞쯤 달려가면 1970년대 문경 경제의 전성기를 일궜던 광산의 옛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계속 S자형 강변을 끼고 3㎞쯤 달리면 오른쪽 강변을 따라 갑자기 하늘로 치솟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이 이어지는 데다 아래로는 맑고 푸른 강이 철교와 함께 나란히 달리고 있는 풍광이 펼쳐진다. 자연과 인공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 바로 진남교반이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만발하고, 계절 따라 천태만상으로 변하는 금강산을 방불케 한다 해서 '문경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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