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기 땐 文 대통령 대북 강경 모드 "核 망상 벗어라"

입력 2017-07-04 19:09:39

NSC 전체회의서 강력 비판

북한을 향해 대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해오던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대북 강경'으로 급선회했다.

북한이 이날 오전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북한이 미국 본토 일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 개발에 실제로 성공했다면 이는 기존 대북 대응의 수위와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게임 체인저'라는 게 우리 정부의 엄중한 상황 인식이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남북대화 재개의 이니셔티브를 얻어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고를 받고는 커다란 실망감과 함께 '노기'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 대통령이 이날 낮 12시 국가안보회의(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도발을 "핵'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북한 정권의 무모함"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이 지금이라도 핵과 미사일 개발이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망상에서 벗어나 비핵화를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전례없이 강경한 어조로 북한을 비판했다. 실제로 북한이 미국 본토 일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 개발에 실제로 성공했다면 이는 기존 대북 대응의 수위와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게임 체인저'라는 게 우리 정부의 엄중한 상황 인식이다.

특히 이번 미사일 발사 실험은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나흘 만에 감행된 것으로 한'미 양국을 직접 겨냥해 메시지를 주려는 도발행위로 볼 수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미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한이 비핵화 대화의 장(場)으로 복귀하도록 최대의 압박과 제재를 가하되 올바른 여건이 조성된다면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북핵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한'미 양국의 새 정부가 북한의 '전략적 선택'을 압박하는 공동전선을 편 셈이다.

특히 미국은 ▷연합방위 ▷남북대화 재개 ▷한반도 평화통일 조성에 있어 한국의 '주도권'을 인정하기까지 했다.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문재인정부의 '대화 이니셔티브'에 확실한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북한의 이날 미사일 도발과 'ICBM 성공' 선언은 한'미 양국의 이 같은 새로운 공동 접근 방안을 정면 거부하겠다는 메시지 자체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최대의 압박을 가하는 쪽으로 컨센서스를 형성한 한'미 양국으로서는 앞으로 한층 더 강도 높은 대북 제재에 공동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어 보인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운전석'에 앉게 된 문재인정부로서는 북한의 ICBM 실험이라는 변수로 시작부터 덜컹거리게 된 점이다.

앞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 흐름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우리 정부의 '대화 이니셔티브'가 탄력을 받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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