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여성사 기념관 건의도
30일 대구 중구청에서 열린 도심재생문화포럼에서 중구 도원동 성매매 집결지(일명 자갈마당)를 두고 다양한 활용 방안이 쏟아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심재생문화재단이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정호 경북대 건축학과 교수는 성매매 업소 폐쇄를 전제로 도원동 일대를 '근대 역사를 간직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구청과 함께 대봉동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등 다양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맡아온 이 교수는 자갈마당은 달성토성과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만약 자갈마당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대구의 역사가 최초로 시작된 달성토성이 주변에 살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의 동네 공원이 되고 만다"며 "과거 KT&G 부지, 수창공원, 태평로, 달성공원을 포함한 면(ZONE) 전체를 어떻게 재생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도심 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결 방법으로 ▷중부경찰서 이전 ▷수창초교-종로초교 통합 ▷'근대 여성사 기념관'(가칭) 개설 등을 제안했다. 종로초교와 수창초교를 통합해 장래 학생 수 증가를 대비하고, 중부경찰서를 자갈마당과 인접한 곳으로 이전해 장소의 이미지를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상징 시설로서 근대 대구 여성들의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담은 '근대 여성사 기념관' 같은 국가적 기념시설로 만들자고도 했다. 이 교수는 "개인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100여 년이 넘은 자갈마당 폐쇄 이후를 논하는 것은 대구 시민 스스로 새로운 도시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이 교수 발제 이후 시작된 종합 토론에서도 도심 재생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소장은 "일제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한 게 신사와 유곽을 짓는 일이었는데, 대구에선 신사가 토성에 세워지고 인근에 자갈마당이 생겼다"면서 "이런 역사적 비극을 기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은 "너무 개발 쪽으로 가는 것도 좋지 않지만, 반대로 문화 쪽에 치우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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