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나오면 최대 격전지 이사와서라도 대구 지킬 것"

입력 2017-06-30 00:05:01

권영진 시장이 밝힌 홍준표 '대구 마무리' 발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마지막 정치 인생은 대구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라는 발언을 하자, 기자들이 홍 후보에게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생각인지" 여부를 묻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권영진 대구시장은 29일 전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가 "마지막 정치인생은 대구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란 발언과 관련, "홍 후보의 어제 발언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총 공세에 맞서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철저히 사수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권 시장은 이날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 후보와의 어제 만찬 자리에서) 당 대표가 되면 대구에 이사를 오는 한이 있더라도 대구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홍 전 지사가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홍 후보는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 무조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대구시장 선거를 최대의 격전지로 꼽고 있고, 이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깜도 안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왔기에 더불어민주당에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대구 보수를 지켜달라는 당부를 하셨다"고 덧붙였다. 결국 홍 후보는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한국당 후보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여당에 자치단체장 자리를 절대 뺏기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홍 후보는 전날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머지 정치 인생을 대구에서 하고자 한다"고 밝힌 데 이어 행사에 참석한 권 시장을 향해 "시장님 똑똑히 들으세요.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말해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 등 여러 가지 해석을 낳았다.

홍 후보의 이런 발언을 두고 지역 정치권은 내년 대구시장 출마가 아닌 3년 뒤 21대 총선에서의 대구 출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홍 후보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지만 초'중'고 등 유년과 학창시절을 주로 대구에서 보냈으며, '대구가 제2의 고향'이라며 대구와의 인연을 늘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홍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보수의 적통을 놓고 경쟁에 나섰던 유승민 바른정당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동을'이나 김 장관의 지역구인 '수성갑'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영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홍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지만, 곧 있을 수 있는 수도권 지역 보궐선거가 여의치 않을 경우 3년 뒤 대구에서 총선 출마를 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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