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뜻깊은 20주년을 보낸 '대구사랑운동'의 주요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각 기관'단체 실무자들로부터 대구사랑운동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들어봤다. 대구 명소를 알리는 '대구 어디까지 가봤니'를 진행하고 있는 대구경북흥사단의 이진형 사무처장, 걷기 코스인 '대구올레'와 '도시에 그린올레'를 개발해 대구를 걷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있는 대구녹색소비자연대의 오병현 사무국장, 50년 넘는 전통의 나눔 장터를 문화체험 및 축제의 장으로 변모시킨 대구YWCA의 박선 사무총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대구경북흥사단 이진형 사무처장
-대구경북흥사단이 대구사랑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구경북흥사단은 1990년대 중반 금융위기가 촉발한 갈등 및 좌절의 지역정서, 시민들의 패배감을 극복하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향토 사랑을 펼치고 지역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대구사랑운동 출범 초기부터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구사랑운동의 주요 사업 '대구 어디까지 가봤니'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대구를 대내외에 알리면서 사람을 모으고 특히 관광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했습니다. 생산도시에서 소비도시로 바뀌고 점점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나쳐도 되는 간이역처럼 변하던 대구를 사람들이 찾는 종착역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우선 시민들부터 대구를 바로 알고 이해하는 게 시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대구는 문화와 역사 자원이 풍부한데도 정작 그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2013년부터 대구 명소 탐방을 중심으로 하는 '대구 어디까지 가봤니'를 올해로 5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구사랑탐방을 160회 진행했고, 시민과 외지인 6천175명을 참여시켰습니다.
-'대구 어디까지 가봤니'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그동안 시민들이 대구를 알리는 역량도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모든 대구 시민이 대구 홍보 가이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현재 '대구 어디까지 가봤니'는 탐방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대구사랑학습교실'과 '대구사랑퀴즈골든벨' 등 학습 프로그램도 함께 개최하고 있어요. 대구를 알리는 효과를 높이고 대중성까지 겸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성과를 계속 쌓아 나가겠습니다.
-'대구사랑운동'이 대구를 어떻게 변화시키면 좋을까요?
▶대구사랑운동의 바탕인 민관협력이 좀 더 시너지 효과를 내고, 특히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시민 모델도 만들어져야 합니다. 청년들의 참여가 중요해요. 땀 흘려 교육시킨 청년들이 외지에 나가 돈 벌며 정착하면 '소(대구)는 누가 키우(지키)나요?'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오병현 사무국장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대구사랑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대구를 지속가능한 친환경 녹색생태도시로 가꾸어 나가는 것이 대구를 사랑하는 여러 방식 중 하나라고 보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UN(국제연합)이 2030년까지 추진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 17개 중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양식'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구사랑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의 주요 사업 '대구올레'와 '도시에 그린올레'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자동차가 도시의 중심이 되면 교통사고 증가, 대기환경 악화, 소음 증가, 여가공간 감소, 시민 건강 악화, 골목상권 침체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지난 20년간 자동차 이용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 보행, 대중교통 활성화 등 녹색교통운동을 펼쳐 왔는데요. 그중 걷기를 위한 12개 코스를 팔공산을 중심으로 만들었습니다. 걷기 좋은 길을 만들고 잘 관리하면 그만큼 걷기를 생활화하는 시민이 늘어날 것이라는 취지에서, 도심에도 걷기 코스를 조성하고 있죠. 8개 구'군마다 1개씩 대표 길을 가꾸는 것이 '도시에 그린올레'입니다.
-'대구올레'와 '도시에 그린올레'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대구 외곽의 '대구 올레'는 녹색여가를, 도심 속 '도시에 그린올레'는 걷기를 중심으로 하는 녹색교통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여기서 녹색건강과 녹색소비운동도 연결되면, 대구가 지속가능한 녹색생태도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자동차 중심 도시가 가진 수많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구사랑운동'이 대구를 어떻게 변화시키면 좋을까요?
▶대구사랑운동이라는 큰 틀 속으로 시민들이 좀 더 활발하게 들어오길 바랍니다. 그 안에서 시민들이 각자 가진 개성과 삶의 방식을 좀 더 활발하게 펼치면 대구도 그만큼 변화하리라 믿어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 시민사회단체를 후원하며 참여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YWCA 박선 사무총장
-대구YWCA가 대구사랑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구YWCA는 '대구사랑'이라는 큰 주제를 공유하며 다양한 실천을 펼치기 위해 1996년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 출범 때부터 참여하고 있습니다. 민관이 협치하는 롤모델을 제시하며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내는 역할도 맡고자 합니다.
-대구YWCA의 주요 사업 '대구사랑나눔장터'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 출범 이전인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구YWCA는 이때부터 코끼리복덕방, 벼룩시장, 아나바다장터, 중고재활용품 바자회를 열어 왔어요. 이후인 1998년 IMF 금융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재활용과 근검절약을 실천하는 범시민운동을 전개하자는 논의가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 안에서 진행됐습니다. 수십 년 경험을 가진 대구YWCA가 '대구사랑나눔장터'를 탄생시켰고 총괄 운영도 맡고 있습니다. 대구사랑나눔장터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262차례 열렸고 524만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금요장터, 토요장터, 대구사랑알뜰장터 등 장터를 다채롭게 구성했고요. 이어 대규모 문화행사인 카부츠(Car Boots, 자동차 트렁크를 판매대로 활용) 벼룩시장과 비행기(비우는 행복과 기쁜) 벼룩시장도 마련했습니다.
-'대구사랑나눔장터'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내게는 애물단지인 물건이 장터에서 보물단지가 되는 기쁨을 시민들에게 계속 경험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또 젊은 층 및 가족 단위 참여를 이끌어내 새로운 문화 체험도 제공하는 것입니다. 장터가 축제장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사회적 경제와의 접목도 중요해요. 예를 들면 사랑나눔장터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경제활동체험의 장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나눔과 기부를 확산시키는 역할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대구사랑운동'이 대구를 어떻게 변화시키면 좋을까요?
대구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고 대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시민이 점점 많아졌으면 합니다.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해요. 대구의 자랑거리를 스스로 찾고 제대로 자랑할 줄 아는 시민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연대, 협치, 소통, 시민운동 같은 키워드가 중요해집니다.
키워드=대구사랑운동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가 펼치고 있는 시민운동이다.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1996년 10월 22일 창립됐다. 당시 경기침체와 정치적 소외로 대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자 각계각층 시민이 모여 만들었다. 현재 대구의 139개 기관'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대구의 독보적인 민관협력 시민운동 네트워크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노진철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경북대 사회학과 교수)가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전국 최초로 금 모으기 운동을 추진해 제2의 국채보상운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9년에는 (사)대구사랑운동기금을 설립했다. 2012년 범시민 에너지절약 운동을 위한 '대구시민발전소'를 출범시켰다. 또한 전국에 전파시킨 담장너머사랑(愛) 시민운동(담장 허물기 사업)을 포함해 이웃사랑창구, 대구사랑나눔장터, 대구올레 도심올레, 선진시민의식운동, 대구자랑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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