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0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양국 간 현안에 대한 해법 마련 없이 의례적 외교 행사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6일 전직 주미대사 초청 간담회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애와 신뢰를 쌓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않는다'는 뜻의 우회적 표현이란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무엇을 두고 '구체적 사안"이라고 했는지는 충분히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사드 배치 일정과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이다. 사드 배치 문제에서 문재인정부는 환경영향평가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 조야는 빠르면 8월, 늦어도 연내 배치 완료로 맞서고 있다. 북핵 해결 방안에서는 문재인정부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으면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데 비해 미국은 '비핵화'가 대화의 선행조건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이런 입장 차이가 현재로선 좁혀질 것 같지 않으며, 이견 조정에도 무리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조기 방미가 무산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강 장관은 지난 22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정상회담 전 최종 조율을 제안했고 이에 틸러슨 장관이 긍정적으로 대답해 사전 방미가 유력시됐다. 외교부는 "대통령 방미 준비 보좌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미국이 난색을 표명한 데 따른 결과란 관측이 유력하다.
그렇다 해도 정상회담의 한쪽 당사자가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다. 정상 간 신뢰와 우애는 개인적 우정만으로 쌓아지지 않는다. 국익이 달린 구체적 사안에 대한 합의 도출의 결과물이 바로 신뢰와 우애다. 우리 입장에서 북핵 위협과 중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우리의 재산과 생명, 자존(自尊)을 지키려면 미국의 힘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면 '구체적 사안'에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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