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약통장 100만명…치솟는 아파트 청약경쟁률

입력 2017-06-28 00:05:00

분양단지마다 청약불패

4월 수성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36.9대 1(최고 56.1대 1), 5월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 280대 1(최고 618대 1), 6월 봉덕 화성파크드림 128대 1(최고 185대 1)….

올해 대구 도심에 분양한 주요 아파트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이다. 애초 공급 과잉 논란에도 최소 수십 대 1에서 최고 수백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수년간 대구 아파트 분양 단지들이 이 같은 청약 불패 행진을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새 아파트 분양권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는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여전히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아파트투유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구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100만748명) 시대에 진입했다. 5월 말 현재 가입자는 105만3천842명으로 지난 2012년 5월 49만6천274명과 비교해 불과 5년 새 2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가입 후 6개월이 지났거나 250만원 이상을 예치해 우선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1순위자가 폭증했다. 2012년 18만4천256명에서 2017년 57만6천632명으로 3배 넘게 불어났다. 1순위자가 전체 가입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37.12%에서 2017년 54.71%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신규 아파트 분양단지의 청약경쟁률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청약통장 무용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청약 가입자 폭증은 신규 분양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에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덩달아 증가한 때문이다. 청약통장은 여전히 신규 분양과 인기 단지를 우선적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대구 도심 일부 지역의 경우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발생해 분양권 전매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이 같은 대구 청약통장 전성시대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청약조정지역 확대를 골자로 이달 19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서 대구가 비켜갔기 때문이다. 서울'부산'세종 등 전국 40곳의 청약조정지역 경우 청약통장을 이용해 당첨되면 최대 5년 이내 재당첨이 제한된다. 반면 대구 등 비조정지역은 순위 내 자격만 되면 청약통장 사용에 제한이 없어 상대적으로 이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대구를 비켜가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와 실수요가 여전히 청약 통장 가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