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재건 리더십 안 보여" 비전 제시는 없고 상대 비판만

입력 2017-06-27 00:05:11

당원들, 당권 주자들 행보 실망

26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한 홍준표 후보가 지난 대선 전 바른정당 합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원유철 후보의 발언에 화가 나 기념사진을 찍지 않고 행사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한 홍준표 후보가 지난 대선 전 바른정당 합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원유철 후보의 발언에 화가 나 기념사진을 찍지 않고 행사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권역별 합동연설회로 전당대회 분위기를 달구고 있으나 당원들 사이에서는 "당 재건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무너진 보수를 어떻게 끌어안을 것인지, 바른정당과의 '보수 적자' 경쟁에는 또 어떻게 나설 것인지 등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한 당 재건의 구체적인 비전 제시보다 자극적인 언사와 새 정부 비판에다 상대 후보 '깔아뭉개기' 등 개혁적인 모습도, 달라지겠다는 의지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 한국당 후보로 나서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며 당권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는 연일 여당과 현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청와대 비서진이 주사파로 채워졌고, 언론은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해 절독 운동을 하겠다는 식의 거친 말까지 쏟아내고 있다.

'강한 야당' 대표로서의 다짐이지만, 품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26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는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의 발언을 빌려 원유철 후보가 지난 대선 전 바른정당 합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에 화가 나 기념사진을 찍지 않고 행사장을 나갔다. 전날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는 최근 생활고를 겪던 연평해전 참전 용사가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훔치다 걸린 사건을 언급한 뒤 "사회질서를 파괴한 좌파 사범들이 민주 유공자로 둔갑해 엄청난 보상금으로 살아가는 반면,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사람들은 점점 망각으로 가고 있는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는 주장까지 폈다.

다른 후보들 역시, 비전 제시보다는 상대 후보 '헐뜯기'에 집중하고 있다.

신상진 후보는 당내 계파 청산, 평당원 중심의 민주적 당 운영 등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으나 "유명한 정치인들이 당의 위기를 막지 못했다. 유명하다고 해서 당 대표로 뽑아선 안 된다"며 홍 후보 공격에 나섰고, 원유철 후보 역시 "이번 전당대회가 대선 연장선이 되면 한국당의 미래는 암울하다"며 홍 후보 깎아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대선 패배 이후 당이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있다는 쓴소리를 듣는 와중에 그나마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보수 재건의 의지와 비전을 기대했으나, 아직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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