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진 호텔 명칭 아직 방송…사라진 지명 사용 승객들 혼란

입력 2017-06-27 00:05:11

26일 오후 대구 중구 한 버스 정류장. 이 버스 정류장의 이름은 2015년 건물이 철거돼 사라진 호텔 아미고 명칭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26일 오후 대구 중구 한 버스 정류장. 이 버스 정류장의 이름은 2015년 건물이 철거돼 사라진 호텔 아미고 명칭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시내버스 정류장과 노선도, 전광판 등에 변경 전후 명칭이 마구 섞여 사용돼 이용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대구를 처음 방문하는 외지인이나 관광객들은 명칭 탓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잖아 관광도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초 대구를 찾은 미국인 배낭여행객 3명은 게스트하우스만 전전하지 말고 하룻밤만큼은 호텔에서 묵자며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에서 651번 시내버스를 타고 '호텔 아미고 뒤' 버스정류장에 내렸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정류장 명칭과는 달리 인근에 아무리 찾아봐도 호텔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당 호텔은 이미 2008년 휴업에 들어간데다 2015년 오피스텔 건립을 이유로 아예 건물이 철거돼 사라진 지명이다. 이들은 "미리 호텔 정보를 검색하지 않고 온 건 실수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정류장 명칭에 이렇게 오류가 있을 줄은 몰랐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대구 수성구 '범성학원'과 남구 '앞산일신학원' 버스정류장 명칭도 해당 지명이 이미 사라진 만큼 수정이 필요하다. 또 정류장 명칭이 바뀌었지만 해당 정류장과 버스 안팎 노선도, 전광판, 안내방송 등에는 과거 명칭이 그대로 쓰이는 경우도 적잖다. '가야기독병원 앞 및 건너'는 '송현역 3번 및 4번 출구'로 바뀌었지만 일부 시내버스 안내방송은 종전과 같이 안내하고 있고, '귀빈예식장'은 '상공회의소 건너'로 바뀌었지만 버스 외부 노선도는 변하지 않았다. 또 '동부정류장'은 '구 동부정류장'으로 바뀌었지만 정류장 노선도는 과거와 다르지 않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버스정류장 명칭에 쓰인 업체명이나 건물명이 변경돼도 솔직히 제때 파악해 수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정류장 명칭을 바꿔달라는 민원이 접수되면 소재지 관할 구'군청과 신중하게 협의해 변경 절차에 들어간다. 오래된 정류장 이름을 바꾸면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 특히 고령자들에게 도리어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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