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굴봉산 습지보호구역 희귀 동·식물 731종 서식
"세계적으로 희귀하다는 자연생태의 보고와 매일 폭약을 터뜨려야 하는 채석장이 한 산줄기에 공존한다면 과연 생태계 보존이 가능할까?" 이런 의문스러운 상황이 문경에서 펼쳐져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돌리네'(Doline)에 희귀하게 습지가 형성된 문경시 산북면 굴봉산(해발 280m) 일대(50만㎡)를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본지 6월 15일 자 10면 보도)
돌리네는 석회암 지층이 빗물과 지하수에 녹으면서 생긴 접시 모양의 웅덩이를 말한다. 하지만 문경 돌리네처럼 고인 물의 양이 연중 일정하게 유지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하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특히 지형'지질학적 측면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수달'담비 등 멸종위기 동식물 6종을 비롯해 731종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해 자연생태적 가치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곳 일대의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세부 관리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문경시도 일대 환경을 잘 보존해 창녕 우포늪 못지않은 자연생태 관광명소로 개발하겠다고 나서 지역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을 공염불에 그치게 할 문제가 발생했다. 돌리네 습지에서 같은 산줄기를 따라 직선거리로 800m 떨어진 곳에 1만8천여㎡ 규모의 채석장이 허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채석장은 2005년 개발 허가를 받은 후 2010년 허가가 만료됐고, 이후 주민들의 집단 민원과 산림 복구 문제 등으로 개발이 중단됐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최근 산림 복구를 완료했고 문경시 산림 부서는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 전에 허가 절차를 완료했기 때문에 다음 달 7년 기간의 재허가를 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 산줄기에서 발생하는 폭약 발파로 인한 소음과 진동, 미세먼지는 이곳을 왕래하는 동'식물에 굉장한 스트레스가 된다. 지형'지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도 "생태계 보존을 외치면서 한쪽에서 발파와 개발행위가 이뤄진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셈"이라며 "채석장 허가를 내주려면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을 반납하라"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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