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돌·아랫돌 사이에 큰 틈" 내성천 재해예방 부실 공사

입력 2017-06-26 00:05:01

자연석쌓기, 시방서와 달라…사업소 측 "조치하겠다" 말만

내성천 자연석쌓기 공사가 부실로 추진됐다. 돌과 돌 사이에 넓게 벌어져 있다.
내성천 자연석쌓기 공사가 부실로 추진됐다. 돌과 돌 사이에 넓게 벌어져 있다.

경상북도 종합건설사업소 북부지소(이하 사업소)가 발주하고 S종합건설이 시공하는 내성천(봉화1지구) 하천재해 예방공사가 부실 감독 및 시공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사업소는 지난해 2월부터 사업비 155억여원을 들여 봉화 물야면 오록리에서 가평리 지내까지 자연석쌓기 6.13㎞ 및 교량 2곳 설치 공사에 착수했으며, 오는 2020년 완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가 진행된 400m 구간의 제방 자연석쌓기가 설계시방서와는 달리 부실로 추진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을 주민들은 "하천에 자연석쌓기 공사를 하면서 설계대로 하지 않고 아랫돌과 윗돌의 거리를 이격시켜 공극이 발생한 자리에 골재를 채워 넣는 방식으로 부실 시공되고 있다. 자연석을 쌓은 것이 아니라 돌을 깔아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정이 되지 않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하천이 오히려 더 큰 재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 확인 결과, 자연석쌓기는 설계시방서와는 달리 윗돌과 아랫돌 사이가 크게 벌어져 있었고 빈 공간에는 골재가 채워진 상태였다. 공사장 안내표지판은 풀밭에 나뒹굴고 있었고, 현장관리사무소는 문이 잠긴 채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 현재 이곳 공사는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지난해 12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한 토목 전문가는 "자연석을 쌓을 때 윗돌과 아랫돌이 맞물리지 않고 공극이 생겼다면 힘을 받지 못해 큰비가 올 경우 세굴(강물에 의해 기슭이나 바닥이 패거나 깎이는 현상) 위험이 높아 더 큰 재앙을 부르게 된다. 시공 방법으로 미뤄볼 때 자재를 빼돌렸다는 의심까지 받을 수도 있다. 조속히 재시공해야 한다"고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사업소 측은 "알고 있다. 조치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시공사 측에 재시공이나 보완을 지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해당 공사와 관련한 상세한 내역 공개를 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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