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경보 '경계' 발령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방문한 현장에서 환경단체들은 녹조 제거를 위한 보 개방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했다. 환경단체들은 최근 높은 기온과 가뭄 등으로 낙동강에서 녹조가 계속 확산하는 데 대해 식수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도 유속을 높여 녹조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21일 낙동강 칠곡보 구간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칠곡보 구간에 조류 경보가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7일 낙동강 강정고령보 구간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처음 발령됐고, 14일부터 '경계' 단계로 상향됐다.
첫 발령은 지난해 5월 31일 창녕함안보 구간에서 시작된 것과 비교해 1주일가량 늦었지만 강정고령보 구간의 경우 지난해 관심 단계만 2회 발령됐던 것에 비해 올해는 '경계' 단계로 남조류 세포 수가 더 증가했다. 남조류 세포가 2회 연속 1천 셀(cells/㎖) 이상이면 '관심', 1만 셀 이상이면 '경계'를 발령한다.
특히 정수장 인근에서 큰 폭으로 증가해 식수 안전에 우려를 낳고 있다. 15일 매곡정수장 인근 남조류 세포 수는 4만4천165셀로 지난해 6월 남조류 세포 수 평균 608셀보다 72배가량 많았다. 문산정수장 역시 3만4천125셀로 지난해 512셀보다 약 66배 많았다. 남조류가 함유한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은 간 손상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낙동강 강정고령보 구간에는 대구시민 165만여 명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매곡'문산정수장이 있다. 칠곡보 구간에는 구미'김천'칠곡 주민 70만여 명에게 용수를 공급하는 구미광역정수장이 있다.
하지만 관계 기관들은 식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올해 기온이 높고 비마저 적어 조류가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 녹조가 번지는 것 같다. 하지만 정수한 물에서 유해 남조류가 검출된 적은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도 "정수 과정에서 조류는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통해 독성물질은 물론 냄새까지 완벽히 처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는 "환경단체 등과 함께 실시한 일부 조사에서는 낙동강수계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같은 조류 독소가 검출되는 사례가 있지만 정부 조사에서는 나오지 않아 의아하다"며 "끓여 먹어도 없어지지 않는 조류 독소도 있는 만큼 위험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상스키를 타는 등 친수활동은 지양하고 붕어, 잉어 등 낚시를 하더라도 먹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의 '재자연화'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1일 성명을 내고 "낙동강은 4대강 보로 인해 매년 초여름만 되면 녹조로 들끓는다. 간 질환을 일으키는 맹독성 남조류가 우리 식수원을 잠식하고 있다"며 "녹조 심화는 유속이 가장 큰 요인인 만큼 유속을 빠르게 하는 보 수문 추가 완전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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