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원. 문재인정부가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예산이다. 수십조원의 자금이 투입되면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마다 벌써부터 도시재생 수혜지가 어딜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필자는 이번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정책은 반길 만한 일이라고 평가한다. 오래되고 낡은 시가지를 헐고 기존의 도시 원형을 보존하는 가운데 불편 요소를 개선하여 활력을 불어넣자는 게 도시재생이다.
전국적으로 도시쇠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국 3천429개 읍면동 중 2천262개소(65%)가, 대구시는 139개 중 105개소(76%)가 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한다.
쇠퇴한 대구, 도시재생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 대구시와 8개 구군청이 민간과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미니 재건축으로 불리는 'LH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 중구 동인시영아파트(1970년 건립)의 움직임이 주목을 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조합과 공동 시행자로 사업에 참여해 사업비 조달, 사업 총괄 운영, 미분양 주택 인수 등을 책임지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이다.
지난 2월 대구 지역 노후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가, 4월에는 동인시영아파트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가 있었다. 사업 기간이 2, 3년으로 비교적 짧고, 건축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구도심 정비 사업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LH 가로주택정비사업이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역량과 노력은 필수불가결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를 외면, 구도심 재생에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여전히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고, 도시재생 대응책 마련에 있어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8일 서울시는 2018년까지 158억원을 들여 일본이 지은 적산가옥(敵産家屋), 50년 이상 된 낡은 건물 8채를 보수한다고 발표했다. 도시재생 뉴딜에 맞춰 남촌(南村'서울 중구 회현동 일대)을 도심재생 대상으로 내밀었다.
우리 대구 중구에는 경상감영과 달성토성, 북성로, 옛 구암서원, 조선시대 전통 가옥 등의 역사 문화 자료가 모여 있고, 적산가옥, 삼성상회와 가내수공업 터 등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발전기 등을 보여주는 시대적 자료도 남아 있어 근대화'산업화의 상징으로 살려낸다면 의미 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
대구시청사 신축도 더는 미룰 일이 아니다. 시청사를 신축하면서 이곳에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인 근대화'산업화를 축약'형상화할 수 있는 대표 건축물을 만들고, '문화 도심'을 콘셉트로 오피스, 주택, 상업시설, 문화시설, 호텔, 복합영화상영관 등 주거, 노동, 여가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만들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변신했으면 한다.
일본 도쿄의 도라노몬 지역은 좁은 골목과 오래된 건물이 즐비한 대표적인 낙후 지역이었다. 막대한 토지보상비, 순환도로 연결 필요성 등으로 도시재생사업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2014년 도로가 지하를 관통하는 초고층 복합 빌딩 '도라노몬 힐스'가 준공되며 도쿄의 핵심 상권으로 부상했다.
대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증가하지만 단체 관광객 대부분을 대형 면세점과 백화점으로 보내고 있다. 전통시장에 제대로 된 면세점을 설치해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도시재생은 쇠퇴하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상업, 문화 등 지역의 다양성을 확대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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