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6980가구 들어설 예정, 8월 전 법정·행정동 조정해야
'같은 아파트인데도 1개 동은 중산동, 2개 동은 옥산동, 또 다른 1개 동은 옥산동+중산동'.
경산시 중산시가지 조성사업지구(이하 중산지구)에 대규모 아파트 입주를 앞둔 상황에서 법정동이 옥산동과 중산동 등 2개로 나뉘어 있어 행정구역 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경산시와 경산시의회 사이에 합의 조정이 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행정구역이 조정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될 경우 일부 아파트단지는 한 단지에 2개 동이 존재하게 돼 입주민들의 불편과 혼란이 우려된다.
◆중산지구 현황
중산지구는 경산시 중산'옥산동 일대를 일컫는다. 이곳 부지는 80만6천여㎡에 달한다. 1970, 80년대는 제일합섬, 1990년대는 ㈜새한 공장이었던 곳이다. 1999년 경산시와 ㈜새한이 이 지역을 아파트단지와 주거중심 복합도시로 개발하기로 합의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중산지구는 총 475필지 80만6천㎡ 중 중산동이 60%(48만7천㎡), 옥산동이 40%(31만9천㎡)를 차지하고 있다. 이 지구에는 2023년까지 중산동에 4천810가구, 옥산동에 2천170가구 등 모두 6천980가구가 들어서 계획인구 1만7천여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정구역 조정 필요성 제기
중산지구는 중산동과 옥산동 등 2개 법정동으로 나뉘어 있다. 행정동으로는 중산동은 서부2동, 옥산동은 서부1동에 속해 있다. 행정기관에서 관리하는 주민등록 등 76종의 관계 공무를 변경해야 하는 법정동과 달리 각종 행정처리를 관할하는 행정동 변경은 특별한 주민 불편사항이 없다.
중산지구에 오는 8월 입주하는 더샵 1차 아파트는 중산동으로 서부2동이 된다. 문제는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더샵 2차 아파트(791가구)의 경우 같은 아파트단지인데도 옥산동에 속하는 것이 521가구, 중산동 270가구로 나뉜다. 특히 204동의 경우는 같은 동인데도 옥산동과 중산동 등 2개 법정동으로 나뉘고, 행정동도 서부1동과 서부2동으로 나뉘게 된다.
이런 문제가 대두되자 경산시는 오는 8월 더샵 1차 아파트 입주 시작전 서부1동(옥산동)과 서부2동(중산동)으로 나뉘어 있는 중산지구 전체를 '법정동은 중산동으로, 행정동은 서부2동으로' 개편하고 현재 서부1동인 경상북도개발공사와 신화평광아파트는 서부2동으로 조정하는 개정 조례안을 제194회 경산시의회 정례회에 제출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서부1동이 인구 4만2천여 명, 서부2동이 2만2천여 명인데 향후 3년간 중산지구에 약 8천 명이 입주할 예정이므로 중산지구 전체를 서부2동(중산동)으로 편입시키면 서부1'2동의 인구가 비슷하게 된다"고 밝혔다.
택지개발과 아파트 신축 등으로 지역 여건이 변동된 만큼 동일 생활권을 동일 행정구역으로 조정해 행정능률을 높이고 교통'청소'우편물'재산권 행사 등 주민편의 행정서비스를 하자는 것이다.
◆찬반 논란
하지만 이 같은 행정구역 조정은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돼 제동이 걸렸다. 지난 8일 제194회 정례회 제1차 행정사회위원회에서 서부1동에 지역구를 둔 최춘영 위원장은 "중산지구 전체면적의 40%를 차지하는 옥산동은 전통적으로 서부1동에 속해 있는데 왜 중산동으로 조정해 서부2동으로 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더샵2차 아파트단지 옆 도시계획도로를 경계로 더샵 1차는 서부2동(중산동), 더샵 2차와 푸르지오 아파트는 서부1동(옥산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부2동에 지역구를 둔 정병택 시의원은 "해당 동장과 주민대표인 시의원, 관련 부서가 머리를 맞대 합리적인 개편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경부선 철도 동쪽과 남천 서쪽, 옥산굴다리∼강변도로 북쪽을 서부2동으로 정하든지, 진량읍처럼 시의원 2명을 선출할 수 있도록 중산지구를 서부1동에 편입시켜 인구 5만 명을 초과해 분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개편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주현 시의원은 "행정구역 조정을 위한 입법예고 기간에 단 한 건도 이의제기가 없었던 것은 주민들이 행정구역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집행부 안에 일부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주민편의를 위한 조정안인 만큼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행정사회위원회는 이 조례안에 대해 표결 끝에 반대 4표, 보류 2표, 찬성 1표로 부결됐다.
◆주민들 의견은
실제 주민들은 행정구역 조정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경산시가 행정구역 조정을 위한 입법예고를 했으나 그 기간 중 주민의견은 단 한 건도 없었을 정도다. 다만 경북도개발공사 부근 신화평광아파트의 경우 현재 서부1동에 속하는데 이를 서부2동으로 조정하는 것에 대한 주민설문조사 결과 90%가 반대했다. 현수호 통장은 "많은 주민들이 관심이 없고, 지금 이대로 있으면 되는데 굳이 행정구역을 조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 경북도개발공사가 도청신도시로 이전하고 남은 건물을 경산시에서 매입해 서부2동 주민센터로 사용한다면 서부2동으로 조정하는 데 찬성하는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행정사회위원회에서 행정구역 조정을 위한 개정 조례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주민은 "시의원들이 행정구역이 조정되면 선거구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이해관계로 이 문제를 대해서는 안 된다"며 "주민 편의를 위해 어떤 것이 바람직한가에 초점을 두고 논의하고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데 일부 동은 서부1동, 일부 동은 서부2동으로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행대로 할 경우 내년 8월 더샵2차 아파트가 입주하면 1개 동은 중산동, 2개 동은 옥산동, 1개 동은 옥산동+중산동이 된다. 등기부 등본, 토지대장 등 각종 공부상에 2개 동이 기재돼 주민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입주 전에 법정동과 행정동 조정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입주한 이후에는 각종 공부정리 등에 많은 불편과 어려움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시의회 행정사회위원회에서 행정구역 조정을 위한 개정조례안이 부결됨에 따라 시는 난처한 입장이 됐다. 현재 회기 중인 제194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의장이 직권 상정을 하거나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6명)의 요구가 있을 때 그 안을 본회에서 다룰 수 있다. 하지만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건을 다시 상정해 의결하는 데 따른 부담감이 있어 최종적으로 어떻게 처리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정동, 행정동 = 법정동은 법으로 정한 동이라는 뜻으로 토지 주소, 신분증, 각종 권리 행사 등 법률행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동(洞)의 명칭이다.
행정동은 동주민센터를 단위로 하는 행정구역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설정은 시조례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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