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도시 바깥의 예술 카페

입력 2017-06-15 00:05:00

자연 닮은 갤러리·작품 같은 풍경에…먹는 것도 예술이네

동제미술관 입장료에 음료값 포함

갤러리쿤스트 차 마시며 그림 감상

갤러리가 카페를 품었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커피와 차를 마신다. 피자 등 간단한 음식으로 요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도심에서 벗어난 갤러리카페는 시골의 정취를 더한다. 갑갑한 도시에서 탈출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카페 공간에서 여유를 즐긴다.

시 외곽의 갤러리카페 중 대표적인 곳이 '동제미술관'이다. 2002년 문을 연 사설 미술관으로, 올해 개관 15주년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가창저수지 옆 호젓한 도로를 따라가니 상류에 미술관 건물이 나왔다. 두 동 가운데 3층 건물은 전면이 통유리로 돼 있었다. 1층에서 입장료 겸 음료수값으로 7천원(7세 이하는 무료)을 냈다.

메뉴가 다양했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카페모카, 카푸치노 등 커피가 종류별로 제공됐다. 커피가 꺼려지면 허브와 캐모마일, 재스민, 로즈메리, 페퍼민트, 얼그레이 등 차를 마셔도 된다. 디저트로 먹을 수 있는 조각 케이크와 허니브레드, 와플과 같은 빵도 있었다. 커피를 주문하고 나서 2층에 앉았다. 가창저수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테라스 앞 잔디밭이 푸르렀다. 어린이만 입장할 수 있었다. 뛰어놀기 좋지만 공놀이는 금지돼 있었다.

김길후 작가의 '세상을 밝히는 천개(天開)의 빛'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그림은 어두운 색채에 흐트러진 선의 인간 모습이 담겨 있었다. 빛과 구름이 바람결에 쓸리는 무늬를 띠었다. 흰색은 절제되거나 억제된 느낌이 들었다. 이영수 작가의 '시중 여름나무전'도 9일부터 시작했다. 나무를 깎아 글자와 무늬를 새기거나, 나무 형태를 그대로 활용해 물고기 그림을 그린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실은 물론 정원 곳곳에 이 작가의 작품을 설치했다.

다른 날 중앙고속도로 다부IC에서 차로 4분 거리(1.8㎞)의 '갤러리쿤스트'를 방문했다. 유학산(839m)을 병풍처럼 두른 학산리 마을에 2015년 6월에 자리 잡았다. 'ㅁ' 모양의 건물 형태에 전시실과 카페, 주거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중앙에 아담한 정원이 있었다. 나무와 풀이 자라는 작은 공간에 햇빛이 내려앉아 정감 있는 분위기를 냈다.

전시실에서 대구미술협회 이사인 김결수 작가의 설치미술을 감상했다. 오랜 시간 노동의 흔적과 부산물을 주제로 한 작품이었다. 못이 무수히 박힌 나무, 서낭당을 연상케 하는 설치물에 색색의 조명과 불꽃놀이 영상이 어우러진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카페에도 그림이 걸려 있었다. 하얀 바탕에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검정 문양에 한참을 빠져들었다. 메뉴를 보니 고르곤졸라 피자와 허니브레드, 초코'치즈케이크, 베이글, 팥빙수(1만원) 등 입맛이 당겼다. 커피와 녹차'고구마라테, 석류'복숭아아이스티, 레몬'자몽에이드, 스무디 등 마실 것도 많았다.

김기환 갤러리쿤스트 대표는 "학산리는 칠곡과 구미, 대구의 중간 위치여서 접근성이 좋아 주변에 갤러리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새로운 문화벨트가 조성되고 있다"며 "작가 초대전과 음악 공연을 벌여 문화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이웃 할머니가 손자를 데리고 오는 등 주민과의 화합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미술관

-특징: 2011년 5월 개관한 대구의 대표 미술관이다. 각종 기획전시전은 물론 특강과 포럼, 교양강좌, 어린이'청소년체험교육 등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주차공간이 넓고, 건물 안에 카페가 입주해 있다.

-주소: 수성구 미술관로 40

-전화번호: 053)790-3070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4~10월)'오전 10시~오후 6시(11~3월)

◆동제미술관

-특징: 2002년 문을 연 사설 미술관이다. 미술관 입장료로 7천원을 내면 음료 1잔을 무료로 제공한다. 케이크와 와플 등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가창댐 상류에 있어서 접근하는 도로 풍경이 아름답다.

-주소: 달성 가창면 헐티로10길 18

-전화번호: 053)767-0014

-영업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7시(11~2월)'오전 10시~오후 8시(3~10월), 주말과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9시

◆대흥명가

-특징: 삼채와 한방재료가 어우러진 닭백숙이 대표메뉴이다. 부담 없는 가격의 쌈밥이 있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국내산 재료를 고집하고 있다. 백숙은 1시간 전에 미리 예약을 하면 방문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주소: 수성구 월드컵로6길 33

-전화번호: 053)793-5656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갤러리쿤스트

-특징: 다부IC에서 차로 4분 거리의 학산리 마을에 있다. 피자와 커피 등 다양한 메뉴의 카페를 함께 운영한다. 갤러리 이용은 무료이다. 카페 공간에도 미술작품이 걸려 있다. 창이 넓고 빛이 풍부해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주소: 칠곡 가산면 학산1길 57

-전화번호: 054)973-4282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오래된 미래

-특징: 예약제로 운영하는 해물요리 식당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당일 이벤트를 공개한다. 그날 장을 본 음식재료를 사진으로 올린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원재료의 맛을 살린 요리가 특징이다. 하루 20~30명 손님만 받고 있다.

-주소: 중구 명륜로26길 80

-연락처: 010-4517-8000

-영업시간: 오후 5시~오후 11시

◆이영갤러리

-특징: 도심에 있는 갤러리. 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과 담티역 중간쯤에 위치. 문화유적인 모명재가 바로 옆에 있음. 인근 수성대학교 일대 맛집이 포진해 있다.

-주소: 수성구 달구벌대로525길 14-26

-전화번호: 053)741-0370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탑골식당·수다

-특징: 팔공산 등산로 입구에 있다. 돼지 바비큐와 오리훈제 요리, 시래기 정식 등 한식은 물론 파스타와 피자도 맛볼 수 있다. 분위기 좋은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숙박시설을 갖추고 대학생과 단체손님을 위한 1박 2일 코스도 제공한다.

-주소: 동구 동화사2길 21-10

-전화번호: 053)981-4771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수다 기준)

♣팔공산도 식후경

동화사 주변 식당·카페 100여곳

오리백숙·매운탕 등 종류도 다양

팔공산에는 예술보다 더 예술적인 풍경이 있다. 단연 으뜸은 팔공산 순환도로이다.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계절마다 숲이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매력을 뽐낸다. 날씨에 따른 특색도 있다. 맑은 날에는 능선들이 겹치면서 멀어지는 풍광에 가슴이 뻥 뚫리고, 흐린 날은 낮게 깔린 구름이 신비한 느낌을 준다. 자연을 감상하면서 식사할 수 있는 음식점과 분위기 좋은 카페가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다.

칠곡 학산리 갤러리카페에서 팔공산 동화사지구까지 천천히 차를 몰았다. 5번 국도로 가다 동명저수지를 끼고 산으로 접어들었다. 송림사를 지나 팔공산 심천랜드 앞 교차로에서 파계사 방향으로 차머리를 돌렸다. 수태골을 지나 동화사지구에 도착했다. 거리는 27㎞, 50분이 걸렸다.

박태준 부부가 운영하는 '탑골식당'과 '수다'를 찾았다. 수다 2층 레스토랑에 앉아 샐러드마르게리타피자와 해물크림파스타를 주문했다. 호밀로 직접 반죽해 화덕에 구운 피자의 맛이 고소하면서도 담백했다. 피자 위 샐러드가 치즈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파스타는 해산물이 풍부했다. 불에 익힌 해산물은 쫄깃함이 있었다. 양도 넉넉해 배부르게 먹었다.

탑골식당의 시래기 정식과 바비큐, 훈제오리도 지나칠 수 없는 요리이다. 참나무 장작에 구운 돼지바비큐는 느끼하지 않다. 된장찌개도 직접 담근 국산 콩 된장을 쓴다. 정식 메뉴에는 기본 반찬이 12~15가지로 풍성하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상세한 메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음식 사진과 가격 등을 안내한다. 대학생을 위한 1박 2일 코스를 이용하면 저녁식사와 노래방, 숙박, 아침식사 세트로 제공한다.

동화사와 파계사 주변에는 식당과 카페가 모두 100여 곳에 이른다. 맛집의 르네상스다. 토종닭과 오리백숙, 매운탕, 송이전골, 스파게티, 스테이크, 칼국수, 보리밥 뷔페, 버섯전골, 감자탕, 산채비빔밥 등 종류별로 없는 게 없다. 취향에 맞게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순환도로 중에 경치가 좋은 곳에 '핸즈커피 팔공산아너스점'이 있다. 실내 마루공간이 있어서 어린 자녀를 둔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 유아를 배려해 푹신한 바닥도 있다.

♣그윽한 향 품은 고미술거리

30여 상점 예스러운 풍취 물씬

원재료 맛 살린 해물요리 일품

남구 이천동의 고미술거리를 걷는 것도 좋다. 미술관과는 다른 특색이 있다. 백화점이 아닌 전통시장의 정감 어린 느낌과 비슷하다. 체계적인 전시와 깔끔한 설명은 없지만, 오래된 골동품이 주는 예스러운 풍취가 있다. 특정 요일에 열리는 경매를 지켜보는 것도 특이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지난주 오후에 찾은 고미술거리는 차분했다. 30여 곳의 상점이 각자 특색을 드러냈다. 돌로 된 고미술을 취급하는 곳은 입구에서부터 석상을 전시했다. 아기자기한 불교 관련 골동품을 다루는 곳은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다. 원색에 화려한 무늬의 중국 도자기가 가득한 곳도 있었다.

수'목요일 오후 2시에 경매가 열리는 '용문사'를 찾았다. 사람 10여 명이 몰렸다. 도자기와 청동유물, 토기 등이 순서대로 경매에 올랐다. 1만원에서부터 10만원에 이르기까지 시작가격이 공표되자, 몇몇 사람이 손을 들어 경매에 뛰어들었다. 초반에는 서로 눈치를 보며 신중한 분위기를 보였으나 중반 이후 관심을 끄는 골동품이 올라오자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맞은편 '오래된 미래'에 들렀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해물요리 식당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당일 이벤트를 공개했다. 날마다 이른 아침 장을 본 음식재료를 사진으로 올렸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원재료의 맛을 살린 요리가 특징이었다. 하루 20~30명 손님만 받았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6시간만 운영했다.

메뉴로는 혼술(혼자 마시는 술)상 1만2천원, 코스는 2만9천원과 3만9천원 등 2가지가 준비돼 있었다. 가격과 메뉴는 매일 변동이 있다. 9일에는 혼술 고객을 위해 딱새우 7마리와 소주 1병, 맥주 1병을 7천원에 내놓았다. 전날은 백합조개구이와 소주 1병, 맥주 1병을 다트 게임을 통해 무료로 제공했다. 제주홍옥우럭구이나 다슬기냉채, 꼬막전, 총알오징어 등 그날그날 물 좋은 재료를 요리하고 있다.

♣식후경-더불어 즐길 만한 곳

◆산중식당=곤드레밥'불쭈꾸미'도토리묵, 동구 팔공산로185길 55, 053)982-0077

◆이조명가=유황오리, 동구 팔공산로199길 29, 053)982-0052

◆고향식당=토종닭백숙'능이버섯오리백숙, 동구 팔공산로185길 63, 053)982-1755

◆파계마루=한방약차'보이차'국화그린티, 동구 파계로 613, 053)983-6003

◆고향차밭골=한정식, 동구 파계로138길 12, 053)981-5883

◆규샵=디저트 카페, 대구 남구 이천로32길 12-2, 010-3477-3921

◆뜰아래채=백숙'삼계탕, 수성구 월드컵로6길 48-1, 053)791-6693

◆까꾸리손칼국수=칼국수, 수성구 월드컵로6길 35-1, 053)792-0388

◆레그노=이탈리아 퓨전레스토랑, 수성구 범안로 19, 053)295-9126

◆몬테노=수제 버거'수타 돈가스'벨기에 와플, 수성구 달구벌대로647길 7, 053)793-5746

◆떼마페=바비큐'닭요리, 달성 가창면 헐티로11길 35, 053)767-7717

◆다와서=오리'칼국수'만두, 달성 가창면 헐티로 1275-7, 053)768-5292

◆가창댐식당=닭요리, 달성 가창면 헐티로 1056, 053)768-6134

◆갤러리선제=미술작품 전시와 카페, 칠곡 가산면 호국로 1366, 054)971-8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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