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첫 국회 시정연설] 고용 절벽에 내몰린 청년·저소득층 절박함 강조

입력 2017-06-13 00:05:00

국회의원들에 예산 편성 당부…팍팍한 민생에 감성적 접근, 슬라이드 자료 수치로 설명

문재인(왼쪽 세 번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만나 차담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 자유한국당 정우택(왼쪽 빈자리)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연합뉴스
문재인(왼쪽 세 번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만나 차담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 자유한국당 정우택(왼쪽 빈자리)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마련을 위한 시정연설을 하면서 취임 이후 보여온 행보답게 '소통이 있는 연설'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국회의원들은 물론 생중계를 통해 지켜보는 국민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메시지 전달에 주력한 것이다.

특히 감성적인 문장을 연설문 곳곳에 집어넣어 감동을 주려고 노력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은 버틸 힘조차 없는데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다. 국민이 힘들면 지체 없이 손을 내밀어야 한다"라며 추경예산의 절박함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사를 통해서도 새로운 도전 과제로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를 제시하면서 "소득과 부의 극심한 불평등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고용절벽의 끝으로 내몰린 청년'저소득층의 어려움을 예산 편성권을 쥔 국회의원들에게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해법은 딱 하나이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라고 또 한 번 힘줘 말했다. 좋은 일자리를 늘려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키우고 이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재투자를 끌어내 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부활시킨다는 새 정부 경제 기조 'J노믹스'의 근간을 다시 한 번 밝힌 것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약 11조2천억원 규모인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추가로 반영된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려고 하는지를 기획재정부의 실무자 수준으로 자세하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예산 항목의 순서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을 언급했고 다음으로 여성, 어르신, 지역 일자리 예산이었다.

한편 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한 추경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연설과 함께 국회 본회의장 스크린에 뜬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 자료가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는 30여 분간의 시정연설 내용에 맞춰 총 22장의 슬라이드 자료를 별도로 준비했다.

청와대가 준비한 슬라이드는 짧은 문구와 함께 어려운 민생을 보여주는 감성적 이미지와 그래프'도표를 활용한 통계 수치가 주를 이뤘다.

구직난을 겪는 청년층의 어려운 사정을 언급하는 첫 슬라이드에서는 면접을 기다리는 구직자가 손을 모은 채 찍힌 사진 위에 '면접이라도 한 번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어 등장한 두 번째 슬라이드에는 '잘 지내지?'라는 자살 방지 문구가 적힌 한강 다리의 난간이 등장했다.

모두 국민의 팍팍한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로, 연설의 내용에 더 많은 공감을 끌어내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슬라이드 중에는 들어서만은 이해가 안 되는 수치들을 담은 것들도 있어 추경예산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했다는 평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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