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대구 KTX역, 대구 백년대계 생각하면 너무 작다

입력 2017-06-13 00:05:00

대구의 서'남부권의 관문 역할을 할 서대구 KTX역 건설이 연내에 첫 삽을 뜨게 된다. 서대구 KTX역이 완공되는 2020년이 되면 대구 서'남부권의 비약적 발전은 물론이고 대구 전체의 균형 발전에도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에 서대구 KTX역사의 계획 규모가 너무 작다는 지적이 착공 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서대구 KTX역의 실시설계를 담당할 전문가들은 최근 사업 부지를 처음 둘러본 뒤 "당초 계획보다 역사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을 대구시에 했다. 기본계획대로라면 서대구 KTX역사는 동대구 KTX역사(2만5천여㎡)의 5분의 1 크기(5천여㎡)밖에 안 돼, 완공되더라도 교통 기능만 수행할 수 있을 뿐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대구 산업단지의 85% 이상이 대구 서'남부권에 집중돼 있다. 산업단지를 찾는 외지 기업인이 이용할 수 있는 호텔'컨벤션'쇼핑 등 복합시설이 역사 안에 있어야 서대구 KTX역은 대구 서'남부권 발전을 제대로 이끌 수 있다. 더구나 서대구 KTX역에서 경남 창녕 대합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산업철도계획이 정부 계획에 최근 포함된 데다, 통합 이전하는 대구공항과의 연결성과 대구~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등을 감안하면 서대구 KTX역을 둘러싼 미래 수요 상황도 달라지고 있다.

문제는 늘어날 사업비다. 대구시로서도 이왕 짓는 서대구 KTX역사를 제대로 건설하고 싶어하지만, 재정 여건상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지금 계획대로도 총 사업비 573억원 가운데 75%인 431억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예산을 더 늘릴 형편이 안 된다는 것이다.

서대구 KTX역사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국비의 추가 지원이 관건이다. 당위성도 충분하고 수요 여건도 달라진 만큼 대구시는 정부와 코레일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서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면 현재 계획대로 일단 연내에 착공하되 향후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실시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서대구 KTX역은 대구의 백년대계를 좌우하는 중요 기반시설인 만큼 제대로 지어야 후회할 일이 안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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