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자연유산 그랜드슬램] <4>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센터 설립 추진

입력 2017-06-13 00:05:00

지질공원 교육 통합 운영…공원해설사 年 7000명 양성 계획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의 일등공신은 지역 주민이다. 주민들은 스스로 지질공원해설사로 변신해 협동조합까지 만들어 학생들과 관광객 등을 교육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지투지협동조합이다. 조영래 사진작가 제공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의 일등공신은 지역 주민이다. 주민들은 스스로 지질공원해설사로 변신해 협동조합까지 만들어 학생들과 관광객 등을 교육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지투지협동조합이다. 조영래 사진작가 제공
청송군은 이달부터 지역 보육기관 17개소, 370여 명의 미취학 유아들을 대상으로
청송군은 이달부터 지역 보육기관 17개소, 370여 명의 미취학 유아들을 대상으로 '청송세계지질공원 알아보기'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 중 하나인 신성리 공룡발자국의 '신성학습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청송군 제공

청송은 세계지질공원 등재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례적으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 그룹과 중국 선전부 소속 대외홍보기구인 오주전파(방송)센터, 중국 공영채널 중앙방송인 CCTV, 2천500개 브랜드 기업을 회원사로 둔 중국브랜드리더스연맹 등의 관계자들이 청송을 방문했다. 서로의 관광자원을 확인하고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국가지질공원 수준에서 운영되던 지질관광의 관광객 수가 매달 700여 명 수준이었는데 지난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가 확정된 직후 5월 한 달만 3천 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청송을 찾았다. 5배가량 관광객이 폭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질명소 등을 보유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하나같이 세계지질공원 등재 도전에 나서고 있다.

◆세계지질공원 추진으로 지자체마다 분주

관광객이 급증하는 청송의 선례가 현재 세계지질공원 등재 조건을 갖춘 지역의 자극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현행법상 국가지질공원 등재 이후 세계지질공원에 등재 신청을 할 수 있다. 청송과 제주도를 제외하면 모두 6곳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곳이 바로 무등산권역이다. 지난 2014년 청송과 나란히 국가지질공원에 인증된 무등산권역은 다음 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현장실사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달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 부의장이자 아시아태평양지역 지질공원 네트워크 의장인 이브라힘 꼬무(Ibrahim Komoo) 박사 등 해외 지질 전문가들을 초청해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한탄강'임진강 국가지질공원도 지난 3월부터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인증 학술연구용역'을 추진하면서 내년 9월까지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부산 역시 지난해 '지질올림픽'으로 불리는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를 유치하면서 세계지질공원 등재에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밖에 해남과 단양, 백령도'대청도 등도 국가지질공원과 동시에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센터 추진

청송이 보여준 국가지질공원에서 세계지질공원 확정까지의 단계적 노력과 준비가 지금 인증 절차를 밟고 있거나 준비를 하는 곳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청송은 계속 생겨날 국가지질공원과 세계지질공원을 체계적으로 총괄할 수 있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청송군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국가지질공원 및 세계지질공원 수가 15개 정도로 늘어날 것이며 이에 해당하는 시'군 지자체는 44개로 늘어날 것이라는 것. 이들 지자체별로 지질공원 교육은 물론 운영과 체험, 연구 등을 모두 단독으로 추진한다면 막대한 재정과 시간 등이 소요될 것이다.

청송은 이를 통합하고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담기관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청송보다 앞서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제주도는 지난 2012년 사업비 298억원(국비)을 투입해 세계자연유산센터를 완공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세계지질공원센터와 성격이 조금 다르고 제주도 본연의 색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리적 환경 때문에 배나 비행기만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는 점 등이 대한민국 전체의 지질공원을 살피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면 청송은 한반도 내륙지역 최초'유일 세계지질공원이라는 명분 아래 최근 고속도로까지 개통되며 접근성까지 좋아져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청송은 세계지질공원센터를 통해 연인원 7천 명의 지질공원해설사를 양성하고 지자체에 보급하면서 서로 상생할 방안까지 내놓고 있다.

유네스코도 교육과 협력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으며 세계지질공원센터 설치를 필수 사항으로 주문하고 있다. 현재 세계 35개국에서 27개의 세계지질공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청송은 청송읍 부곡리 일원에 2021년까지 사업비 215억원(국비)을 투입해 건축면적 2천500㎡, 전체 면적 8천300㎡ 규모의 세계지질공원센터를 구상하고 있다. 이곳은 지질공원의 안내와 교육, 체험은 물론 해외 지질공원의 자료정리 등 국제교류 업무까지 담당할 계획이다. 내년 국비 15억원을 신청해 기본조사와 실시설계를 할 예정이며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시설을 확충한다는 것이다.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배우는 청송 아이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이 있는데 청송에서는 '세 살 지질교육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청송군은 이달부터 지역 보육기관 17곳, 370여 명의 미취학 유아들을 대상으로 장난끼 유아숲체험장을 운영하면서 '청송세계지질공원 알아보기'라는 주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백악기 초식'육식공룡의 발자국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어 유네스코 심사에서도 크게 주목받았던 신성리 공룡발자국의 '신성학습관'에서 유아들은 직접 발자국을 관찰하며 지질교육을 받고 있다.

올해 5년째 맞는 장난끼 유아숲은 원래 청송자연휴양림 등에서 나무와 꽃 등을 관찰하고 그에 대한 생태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최근 청송이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되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청송의 지질명소를 교육하자"고 청송군과 학부모 사이에서 의견이 모아져 이번 교육이 추진된 것이다.

청송군의 장난끼 유아숲은 이달 교육을 시작으로 청송 전 지역 지질명소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며 유아들이 취학을 해서도 지역 지질명소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초'중'고등학교까지 지질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투지협동조합

아이들이 청송 지질명소를 배울 때 어른들은 지질해설사로 변신했다. 지난해 6월 청송에서 지투지협동조합(이사장 이현주)이 설립됐다. 지투지협동조합(Geopark Tour Guide Cooperative)은 자주적, 자립적, 자치적인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지질과 생태, 교육 관광(여행)업의 건전한 성장 발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주민 스스로 지질 공부를 하고 해설사 교육을 받고 나서 청송지역의 지질명소를 알리고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지투지협동조합 구성원들은 대부분 직업을 가지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누구보다 제 몫을 거뜬히 하는 이들이 청송 지질명소를 홍보하려고 자발적으로 해설사라는 직업도 갖게 된 것이다. 이들의 목표는 청송만의 관광(여행)상품을 개발하고 탄탄한 지질투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농촌마을 체험 관광과 청소년 교육여행 프로그램까지 직접 만들 생각이다.

이현주 지투지협동조합 이사장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국가를 보면 국가 주도의 해설사 교육을 하는 곳이 우리나라밖에 없으며 유네스코도 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현재는 국내 관광객을 중심으로 해설을 진행하고 있지만 조만간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를 병행하는 관광 해설도 교육을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문=대한관광경영학회 김영규'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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