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외국인 환자 2만명 시대] <상>대한민국 의료관광 허브도시로 급부상

입력 2017-06-08 00:05:01

환자 유치 다변화·탄탄한 인프라로 7년 새 10배 성장

대구를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한의원에서 한방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를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한의원에서 한방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의료관광 허브도시'로 급부상 중이다. 대구시는 일찌감치 의료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해 힘을 쏟은 결과 지난해 비수도권 도시 최초로 연간 외국인 환자 2만 명 유치라는 괄목할 만한 기록을 달성했다. 부산, 인천 등 경쟁도시에 비해 불리한 접근성과 인지도를 극복하고 거둔 성적이어서 더욱 값지다. 대구 의료관광 산업의 발전상과 가능성에 대해 짚어본다.

◆비수도권 최초, 외국인 환자 2만 명 돌파

대구는 의료관광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2009년 '메디시티 대구'를 본격적으로 표방하면서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 등을 발족하고 해외 여러 도시를 방문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열을 올린 결과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2만1천여 명으로 집계돼 비수도권 도시 중 최초로 외국인 환자 2만 명 시대를 열었다. 대구의 이 같은 성적은 2015년 대비 62.5%로 전국 평균(23%)과 비교하면 2.7배 더 많은 것이다. 대구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2천800여 명에 불과하던 대구의 외국인 환자는 불과 7년 만에 10배 가깝게 늘어났다.(표 참조)

대구를 찾는 외국인 환자의 총진료수입도 늘고 있다. 2015년 161억원에서 지난해 357억원으로 121.6% 증가했다. 1인당 평균진료비도 같은 기간 124만원에서 169만원으로 36.4% 증가했다.

진료과별 현황을 살펴보면 대구 의료관광의 특색은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대구의 성형외과와 건강검진센터를 이용한 외국인 환자는 각각 1천959명과 1천984명으로 2015년에 비해 226%, 112.9% 증가했다.

특히 암 같은 중증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외국인 환자들의 발걸음이 느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2014년부터 러시아에서 오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곳 정성진 의료관광교류팀 담당은 "러시아에서 주로 3, 4기 암 환자들이 느는 추세다. 러시아는 의료 인프라가 척박하다 보니 암 진단에 수개월이 걸리거나 의사들의 오진율도 높은 편이다. 대구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간 환자의 소개를 통해 또다시 의료관광을 오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탄탄한 의료관광 인프라

충실한 의료관광 인프라는 대구의 자랑이다. 이는 각종 통계가 입증한다.

대구의 인구 1만 명당 의료기관 수는 17.9곳으로 전국 평균(16.5곳)을 앞지른다. 대구의 인구 1만 명당 의사'간호사 수도 42.1명으로 전국 평균(35.8명)을 웃돈다. 지역 환자의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91.5%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받은 국내 28개 병원 중 5개가 대구에 있다는 점도 자부심을 갖게 한다.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민'관 협력도 잘 이뤄지고 있다. 2008년에 발족한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의 5개 대형병원은 물론 의사, 약사, 간호사, 한의사 등 보건의료 관련 단체의 수장들이 참여해 대구시와 보조를 맞춰 의료관광 정책 및 사업을 함께 논의한다. 협의회는 친절 우수 병원과 베스트 닥터 선정 등을 통해 의료관광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대구의료관광진흥원' 역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와 관련해 통역과 병원'숙박'교통 안내 등 토털 업무를 수행한다. 전국 최초로 '의료관광통역사협동조합'을 조직해 3개언어권 17명이 일하고 있으며, '대구의료관광활성화위원회'도 발족해 지역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작년 4월에 문을 연 '대구의료관광창업지원센터'는 의료관광 분야 창업교육과 컨설팅, 홍보활동 등을 하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11개 창업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곳 김대건 센터장은 "의료관광뿐 아니라 뷰티, ICT 등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발굴이 기대된다"고 했다.

◆대구 의료관광 전략

'메디시티 대구'의 가치는 중앙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메디시티 대구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3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대구시는 메디시티 대구 발전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 의료관광객 다변화가 대표적이다. 대구시는 중증환자가 많은 러시아'카자흐스탄에 대한 홍보 마케팅에 주력한 덕분에 2015년 383명에 불과하던 두 나라의 의료관광객이 지난해 1천816명으로 약 5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차순도 메디시티대구협의회장은 대구 의료관광 과제로 3가지를 제시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 국가 다변화 주력 ▷대구의료관광창업지원센터의 역할 강화 ▷의료관광산업과 기타 지역 산업 간 융합이 그것이다. 차 협의회장은 "부가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나라를 대상으로 의료관광 다변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비수도권 최초 해외 환자 2만 명 유치실적은 메디시티 대구의 우수성과 지역 보건의료단체의 노력이 발휘된 결실이다. 대구공항 직항 노선 등을 활용한 유치 국가 다변화 전략으로 해외 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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