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금호강(琴湖江) (1)

입력 2017-06-08 00:05:01

저 만장(萬丈) 겉치

질쭉한 푸른 띠

물결은 푸르러 푸르러

잘 필치 논

파아란 모빈단(模本緞) 같고나

우리네의 산과 들

언덕바지의 야트막한 둔덕들 겉치

여게 저게 어데서 많이 본듯한

천상 조선(朝鮮)의 강이다

발원은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의 가사령

기북면의 성법령에서 시작는데

처음에는 실개천으로 쨀쨀 흐리다가

또랑물로 졸졸 흐리다가

여울물로 콸콸, 탄(灘)으로 흐리다가

하천이 되어 유유히 흐리다가

마츰내 강으로 도도히 흐리는구나

가사령과 성법령을 뒤로 하면서

가사천 자호천 하거천을 합류하고는

영천(永川)에서, 자양천을 합류하고

상신천을 합류하고 임고천을 합류하고

고촌천을 합류하고 고경천 신녕천

대창천을 합류하고는 청통천을 합류하고

경산(慶山)에서 오목천을 합류하고

남천을 합류하고

대구에서 동화천을 합류하고

신천을 합류하고 달서천을 합류하는구나

(시집 「대구」 1집 『大邱』오성문화 2016)

*만장(萬丈): 아주 높거나 긴.

*모빈단: 모본단(模本緞)

*천상 조선의 강이다: 영낙없는 조선의 강이다.

*浦項市 竹長面 上玉里의 佳士嶺.

*浦項市 杞北面의 省法嶺.

*加沙川 紫湖川 下巨川.

*永川에서 紫陽川.

*上新川 臨皐川 古村川.

*古鏡川 新寧川 大昌川.

*淸通川. *慶山에서 烏鶩川.

*南川.

*大邱에서 桐華川.

*新川 達西川

서울에 한강이 있다면 대구에는 금호강이 있다. 대구의 큰 젖줄이며 수족과 같이 요긴하게 쓰이는 강이다. 길이는 120여㎞, 300여 리, 유역 면적이 2천100여㎢에 이른다. '금호강'은 109행에 이르는 긴 장시로 오늘 첫 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7회에 걸쳐 펼쳐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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