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속버스·철도 승객 같이 늘어…관광객·공항 이용 늘어난 덕분

입력 2017-06-07 00:05:04

광주는 KTX 개통 후 버스 타격…"도시 활력 유출" 전문가 지적도

경쟁 관계로 알려진 고속버스와 철도 승객이 대구에서는 꾸준히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를 찾는 외지인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서울-대구 반나절 생활권에 잠식돼 대구의 활력이 유출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철도 여객은 2011년 1천222만8천 명에서 2015년 1천285만7천 명으로 꾸준한 상승세다. 고속버스 여객 역시 2011년 299만1천 명에서 2015년 318만7천 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고속철도 개통이 고속버스에 직격탄이 되는 다른 지역과 딴판이다. 광주의 경우 2015년 4월 호남선 KTX 개통 후 광주발 서울행 고속버스 이용객이 평균 20% 감소했다.

대구는 2000년대 중반부터 근대골목을 비롯한 여러 관광지가 전국의 방문객을 모으고 있다. 인천이나 부산으로 들어오지만 고속버스와 철도로 대구를 다녀가는 해외 관광객도 적지 않다. 지난해 대구를 찾은 해외 관광객은 56만 명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영호남은 물론 대구공항 국제선을 이용하려고 서울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오는 승객 또한 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대구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50만 명을 돌파했다.

반면 지역 청년들은 취업과 문화 향유를 위해 서울행 고속버스'철도를 더 자주 이용하고 있다. 박모(26'대학 4학년) 씨는 "채용에 중요한 대외활동은 기업 본사가 모여 있는 서울에서 주로 이뤄진다. 일단 많이 해두자 싶어 방학은 물론 주말에도 동대구와 서울을 왕복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6'수성구 범어동) 씨는 "요즘 뜨는 거리가 대부분 강남에 모여 있는데 하루면 실컷 돌아볼 수 있어 주말에 SRT를 이용해 친구들과 자주 간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용진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대구의 고속버스'철도 승객이 늘어나는 것을 마냥 긍정적 신호로만 볼 수는 없다. 그만큼 거주는 대구에서 하지만 활동하는 인구는 줄어드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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