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운동 '감시 지휘소' 산격3동치안센터 철거

입력 2017-06-01 00:05:00

대구 북구 산격3동치안센터의 철거 전 모습. 북구청 제공
대구 북구 산격3동치안센터의 철거 전 모습. 북구청 제공

1980, 90년대 대구 경북대학교 학생들의 집회'시위 대응에 '지휘소' 역할을 했던 북부경찰서 관할 산격3동치안센터(이하 산격센터)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북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산격센터는 24시간 상주 인력 없이 낮시간에만 담당 경찰관이 머무는 등 본래 기능을 상실한 데다 무허가 건물이어서 지난주에 철거했다"며 "새로 짓거나 대체 치안센터가 생기는 것은 아니고 산격2동치안센터가 역할을 흡수하게 된다"고 밝혔다.

1982년 준공된 산격센터는 100여㎡ 부지에 지어진 2층 건물로 바로 옆 산격3동주민센터와 함께 들어섰다. 이후 1990년대 중후반까지 경북대 운동권 학생들의 집회나 시위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대학생 집회가 줄어들고 치안 기능도 인근 산격지구대로 옮겨지면서 산격센터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한때 산격센터를 리모델링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건축물대장도 없는 무허가 건물이어서 불가능했다. 경북대 출신인 유병철 북구의회 의원(대현'산격동)은 "전두환 정권이 경북대 학생의 집회'시위에 대응하려고 공원 부지에 허가 없이 산격센터를 급하게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산격센터 앞에서 경찰과 공방을 벌였던 일도 이제는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산격센터 부지는 애초 공원 부지였다가 지금은 공공청사 부지로 바뀐 상태"라며 "앞으로 산격3동주민센터를 재건축하게 될 때 산격센터 부지까지 포함해 복합청사를 짓는 등 여러 활용 방안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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