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평가·진로 토론회…"박근혜 탄핵 받을 행동 안 해" 고성 지르며 책임 공방 '눈살'
"새누리당이 왜 망했습니까. 박근혜 사진을 걸고 당선된 사람들이 양심과 도덕성을 버리고 밥그릇을 위해 싸운 탓 아닙니까."
"그만 하세요." "마이크 뺏어요."
자유한국당이 대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당의 진로를 논의하고자 마련한 '19대 대선평가와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30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연 토론회가 '성찰' 없는 '성토'로 가득 채워졌다.
수도권의 한 당협위원장은 "작년 총선에 진 것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이번 대선도 후보를 포함해 당 지도부가 내가 잘못해서 졌다고 한 분이 없다"며 "당에서 책임지지 않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한국당의 입장을 이해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당협위원장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 매우 비겁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받을 만한 짓거리를 했느냐"고 했고, 한 중앙위 당직자는 박 전 대통령 파면에까지 이른 일련의 사태를 언급하면서 "박근혜 사진 걸고 당선된 사람들이 괘씸한 행동을 하고 자기 밥그릇을 챙긴 탓"이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에 청중석에서는 "그만해, 마이크 뺏어"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안 되는 거야" 등의 고함이 오갔다.
대선 기간 중 나타난 민심 분석 등을 통해 당의 혁신방안을 모색하려 했던 토론회는 당내의 따가운 비판의 목소리만 확인했다.
대선 패배 분석에 나선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사드 배치 등을 두고 한국당이 안보 이슈를 주도적으로 가져가지 못했고, 최순실 국정 농단을 명쾌하게 끊어내지 못한 것도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보수는 부패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들 하는데 이번에는 보수 정당이 부패와 분열로 망했다"면서 "최순실 게이트로 부패 이미지가 생겼고 탄핵을 둘러싼 과정에서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내년 지방선거를 철저히 준비하고 지지층을 젊은 세대로 확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또한 당을 해산한다는 각오로 정계 재편의 주역이 되라"고 한국당에 주문했다.
한편 쇄신과 혁신을 목표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당내 초'재선 국회의원들은 31일 국회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차기 지도부 구성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한국당은 내달 1일과 2일에는 당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함께하는 연찬회를 열어 반성과 쇄신의 여정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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